스포츠조선

[긴급설문②]작가지망생 113명과 함께 한 드라마 결산, 진화된 사극과 연출 그리고 막장의 최고봉은?

김명은 기자

기사입력 2011-12-04 11:53 | 최종수정 2011-12-15 17:27


그래픽: 김변호기자 bhkim@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이 2011년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 앞서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의 드라마 과정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을 통해 지상파 TV 드라마를 총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문영남, 임성한, 최현경, 노희경, 강은경 등 최고의 스타작가들을 비롯해 현재 지상파 방송3사 드라마 집필을 책임지고 있는 대부분의 작가들이 이곳 교육원 출신이다. 그 누구보다 드라마에 뜨거운 관심을 갖고 있으며 TV 드라마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작가 지망생들의 시선을 통해 앞으로의 방송 트렌드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총 113명의 교육생이 설문에 참여했으며 항목에 따라 복수응답과 무응답도 있음)

최고의 작품과 배우, 로맨틱 코미디 등 1편에 이은 2편


사진제공=SBS
'공주의 남자' VS '뿌리깊은 나무', 진화된 사극은? '뿌리깊은 나무' 勝

'공주의 남자'와 '뿌리깊은 나무'는 올 한 해 방영된 사극 가운데 새로운 이정표가 될 만한 의미 있는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공주의 남자'는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새로운 장르인 팩션 사극으로 신선함을 안겼다. 권력 다툼을 그린 정통 정치사극에 남녀의 애절한 로맨스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짜임새 있는 대본과 화려한 영상미, 임팩트 강한 연기가 더해져 흥행에도 큰 성공을 거뒀다.

'뿌리깊은 나무'는 세종대왕의 대업인 한글창제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대업을 이루기 일주일 전 벌어진 집현전 학사 연쇄살인을 내세워 미스터리 스릴러로 독특한 재미를 안기고 있다. 특히 '욕하는 세종' 캐릭터가 신선함을 더하며 배우 한석규의 인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 덕분에 두 작품 모두 사극의 진화를 보여줬다는 평을 얻고 있다. 그러나 '뿌리깊은 나무'가 좀 더 새로운 맛을 보여준 듯 하다. 84명이 '뿌리 깊은 나무'를 더 진화한 작품으로 봤고, '공주의 남자'는 17명으로부터 진화한 작품으로 평가 받았다.


'뿌리깊은 나무'를 더 진화한 작품으로 꼽은 교육생은 "기존 원작을 드라마틱하게 잘 살려냈을 뿐만 아니라 빠른 전개와 연출의 완성도가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교육생은 새로운 캐릭터 표현과 치밀한 구성, 현재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 등을 이유로 '뿌리깊은 나무'를 지지했다.

'공주의 남자'를 지지한 교육생들은 "야사 속 주인공과 관련된 한 문장을 모티브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게 놀랍다", "로맨틱 사극이라는 새 장을 연 듯한 느낌이다. 퓨전사극처럼 가볍지 않게 조선시대 로맨스를 살렸다"라고 평가했다.


사진제공=KBS
새로운 사극 연출의 대가는? '추노' 곽정환PD 勝

사극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작품이 또 있다. 바로 지난해 방영된 KBS2 '추노'. 노비 사냥꾼의 이야기를 그려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작품의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지만 곽정환 PD의 연출력도 드라마의 흥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대한민국 사극은 '추노'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할 만큼 이 작품이 남긴 의미는 크다.

이로 인해 곽정환 PD와 '뿌리깊은 나무'의 장태유 PD, '공주의 남자'의 김정민 PD가 새로운 형식의 사극을 선도하는 연출가로 평가받을 만하다.

이들 가운데 곽 PD가 56명의 지지를 얻어 가장 사극 연출을 잘 하는 연출가로 뽑혔다. 장태유 PD는 38명, 김정민 PD는 12명이 각각 지지했다. 그러나 "사극의 연출을 누가 더 잘 했느냐보다 각각 어떠한 장점이 있는 지를 파악하는 게 맞다고 본다"는 의견도 있었다. "스피드감은 '추노', 섬세함은 '뿌리깊은 나무', 서정성은 '공주의 남자'가 으뜸"이라는 평가가 눈에 띄었다.


사진제공=SBS
막장의 최고봉은? '신기생뎐'

올 한 해 동안 웰메이드 드라마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소위 막장 드라마도 많았다.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의 정수는 단연 SBS '신기생뎐'이었다. 교육생 75명이 '막장의 최고봉'으로 '신기생뎐'을 선택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느닷없는 빙의 설정이 치명타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다음은 KBS1 '웃어라 동해야'가 11표로 불명예 2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MBC '불굴의 며느리'(8표), SBS '웃어요 엄마'(6표), MBC '천번의 입맞춤'(2표) 순이었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