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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대화를 정말 많이 해요."
후반기 시작과 함께 신기록 작성 가능성도 매우 높아 보인다.
대진이 험난하지 않은 편이다. 정관장은 브레이크 후 10일 GS칼텍스와 후반기 첫 경기를 치른다. 물론 길고 짧은 건 대봐야 하지만 1승17패, 14연패 늪에 빠진 최하위 GS칼텍스가 상대이기에 방심만 하지 않는다면 승점을 챙길 가능성이 충분하다.
파죽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정관장 사령탑 고희진 감독도 "물론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잘하면 5라운드 후반 즈음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후반기 돌풍의 팀이 돼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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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에는 살짝 불안감이 있었다. 4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뭔가 안정감이 부족한 팀 전력으로 보였다. 멤버는 화려하지만, 짜임새에서 2% 부족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고희진 감독의 긴 호흡 속 메가와 부키리치의 쌍포가 불을 뿜으면서 팀이 들불 처럼 살아나기 시작했다.
물론 두 선수만 잘한다고 되는 문제는 아니었다. 세터 염혜선의 노련한 경기 운영, 정호영-박은진 센터 라인의 안정화, 표승주 같은 살림꾼들의 헌신 등이 절묘한 조화를 이뤘기에 가능한 8연승이었다.
고희진 감독과 선수들이 꼽은 8연승 동력을 무엇이었을까. 고 감독은 "예를 들면 표승주가 있다. 살림꾼 역할이다. 너무 잘해주고 있다. 표승주가 득점을 많이 하면 오히려 우리 배구는 이상한 방향으로 흐를 것이다. 선수들이 자기 역할이 무엇인지를 안다. 모두가 득점 욕심을 내면 팀 스포츠인 배구 종목 특성상 팀워크가 깨지기 십상"이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개인 욕심을 버리고, 오직 팀만 생각하면서부터 경기력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모양과 색이 다른 구슬들을 꿰어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낸 장본인이 바로 고희진 감독이다.
고 감독의 칭찬을 들은 표승주는 "팀워크가 단단해진 것 같다. 우리는 모두가 다같이 합심해야 이길 수 있는 팀이다. 경기 전 약속한대로 플레이 하려고 노력을 하고, 그런 부분들이 잘 지켜지며 계속 이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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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감독은 마지막으로 "팬들께서는 쉽게 알아채실 수 없는 정말 세밀한 약속된 플레이들이 있다. 그런 부분들이 발전된다면 후반기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브레이크 기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정관장의 약진. 브레이크 이후 V리그 여자부 판도를 흔들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흥미로운 메기효과가 기대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