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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정지석(29·대한항공)이 돌아왔다.
정강이 부상 여파로 공격을 하기가 어려웠고, 리베로로 경기에 나섰다. 2018~2019년과 2020~2021년 정규리그 MVP에 올랐고, 2020~2021년 2023~2024년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했던 그였다. 베스트7에 아웃사이드히터 부문으로 4차례나 선정됐다.
수상 기록이 증명하는 최고의 아웃사이드 히터가 공격이 묶여 있었던 상황. 지난 5일 정지석은 마침내 족쇄를 풀어던졌다. 주무기인 강한 서브를 시작부터 꽂아넣으면서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3세트를 제외하고는 모두 50% 이상의 공격 성공률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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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화끈한 서브를 보였던 그는 "훈련하면서 괜찮은 몸 상태로 복귀전을 준비해서 자신이 있었다. 서브 코스를 공략을 해봤는데 상대방 사이에 운 좋게 떨어졌다. 훈련도 했고, 이미지 트레이닝도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리베로로 나서야하는 시간. 다른 리베로의 자리를 차지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마냥 가볍지는 않았다. 그는 "처음에는 후배 리베로에게 미안함이 컸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가 결정을 한 것이니 내 수비를 인정해준 거 같아 감사했다. 다른 리베로 선수가 나보다 기술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다만, 내가 경기를 많이 뛰었다보니 후배 선수들이 보고 배웠으면 하는 게 있을 거 같아 나간 거 같다. 미안한 마음이 안 들도록 열심히 했는데 처음에는 신났다가도 나중에 갈수록 미안해지더라. 특히 (강)승일이와는 같은 방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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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드 히터로는 최고의 기량을 뽐내왔던 그였지만, 리베로로서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다. 정지석은 "언제 들어오고 나가고 이런 게 힘들었고, 또 어택 라인 안에서는 토스를 하는 등 실수가 많았다. 훈련 중에 공을 잡고 중단이 되니 적도 있었다"라며 "무엇보다 스스로 득점을 낼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닌 만큼, 마인드컨트롤이 중요했다. 컵대회 때 현대캐피탈전에서 (정)한용이도 코트 밖에 있었는데 상대가 강한 서브를 때리더라. 반면 우리는 살살 치다보니 당하고만 있는 거 같아서 답답하기도 했다. 리베로가 힘든 자리라는 걸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정지석의 아웃사이드 히터 복귀는 팀 공격수에게도 반가웠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와 아시아쿼터 외인 아레프가 모두 빠진 채로 경기했다. 그 공백을 '트리플크라운'으로 채운 정한용은 "(정)지석이 형이 공격으로 들어오니 리시브적인 면은 비슷하면서도 공격은 더 편했다. 또 마음가짐에서도 때려줄 누군가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든든한 마음을 내비쳤다.
정지석은 이어 "우리 팀에는 정한용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있다. 오늘 트리플크라운까지 달성하고, 육각형 선수가 됐다. 작년에는 (임)동혁을 믿고 했다면 올해는 (정)한용을 믿었다"라며 동료와의 동반 활약을 다짐했다.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