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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은 20살 그대로" 신생팀→우승 이끌었던 콤비, 6년만 재회에 되새긴 초심 [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3-07-27 11:45 | 최종수정 2023-07-27 11:51


"마음만은 20살 그대로" 신생팀→우승 이끌었던 콤비, 6년만 재회에 되…
인터뷰에 임한 채선아. 김영록 기자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마음만은 그때 그대로죠. 우린 나이만 먹었지 아직 어리구나 싶어요."

신생팀 우선지명으로 같은 팀에 몸담은 동기생. 수비와 공격을 각각 책임지며 우승을 이끌었다. 6년만에 다시 만나니 '초심'이 되살아난다.

페퍼저축은행(AI 페퍼스)은 올봄 박정아와 채선아를 새롭게 FA로 영입했다. 이로써 주장 이한비와 함께 탄탄한 아웃사이드히터 라인업을 구축했다. 리베로 오지영에게도 든든한 리시브 파트너가 생겼다.

페퍼저축은행은 두 FA 외에도 이한비 오지영 등 기존 FA도 주저앉혔고, 떠났던 이고은을 다시 영입하기 위해 귀중한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도 소비했다. 신인들만 가득하던 팀이 어느덧 베스트6에 신예를 찾아보기 어려운 팀으로 변모했다.

채선아는 "이제 광주 오실 일이 많아질 거다. 페퍼가 이기는 경기가 많아질 테니까"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다른 팀에서 채선아를 원한다는 자체가 전 너무 좋았어요. 고희진 (인삼공사)감독님이 좋아서 고민하긴 했는데, 신생팀이라 끌리기도 했고…친언니 같은 오지영 선수랑 같이 뛰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마음만은 20살 그대로" 신생팀→우승 이끌었던 콤비, 6년만 재회에 되…
인터뷰에 임한 채선아. 김영록 기자
채선아는 2010~2011시즌 IBK기업은행에 신생팀 우선지명으로 입단했다. 당시 함께 뽑힌 김희진 박정아 최은지 등과 함께 기업은행의 챔피언결정전 3회 우승을 이끌었다. 2017~2018시즌에 인삼공사로 갈 때는 트레이드였지만, 이번엔 FA 이적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장매튜 구단주부터 배구에 '진심'인 팀이다. 외국인 사령탑을 영입하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앞서 아헨 킴 전 감독이 가족 문제로 돌아갔지만, 조 트린지 감독을 영입하며 기세를 놓치지 않고 있다.


선수단에게도 프리미엄 버스를 제공하는 등 열심이다. 클럽하우스와 웨이트장, 전용치료실, 식당까지 이번 연고지 정착 과정에서도 아낌없는 투자가 이뤄졌다. 전부터 오지영으로부터 '우리팀 정말 좋다'는 자랑을 많이 들었다는 채선아는 "저도 다른 선수들한테 같은 얘기를 해요. 지원이 정말 좋거든요. 지역에서도 저희 팀에 대한 관심이 엄청 많고요. 편의점만 가도 알아보시더라고요. 이제 성적만 내면 됩니다"라며 웃었다.

트린지 감독은 외국인 사령탑답게 정확한 리시브보다는 '일단 띄워놓고 적극적인 공격'을 주문하는 스타일이다. 페퍼저축은행이 한때 리베로로도 뛰었을 만큼 안정된 수비력이 장점인 채선아를 영입한 이유다. 하지만 채선아와 오지영의 리시브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선수단 구성이기도 하다.

"원래 받는게 제 일이잖아요. 이번에 바뀐 미카사볼도 때리는 건 쉽지 않아요. 공이 약간 안 나간다는 느낌이거든요. 리시브하기엔 오히려 편해요. 아마 전보다 랠리가 길어지는 시즌이 되지 않을까요."


"마음만은 20살 그대로" 신생팀→우승 이끌었던 콤비, 6년만 재회에 되…
인터뷰에 임한 채선아. 김영록 기자
채선아는 "외국인 감독님과 함께 하는 첫 시즌이라 기대돼요. 연습도 미션을 정해놓고 하는 미니게임 위주로 하는 게 독특하고, 분석하시는 양이 엄청나더라고요"며 웃었다.

박정아와는 기업은행 시절 이후 6년만의 재회다. 채선아는 "옛날 얘기를 많이 했죠"라며 웃었다.

"그때 정말 재미있었는데… 나이만 먹었지 우린 아직 20살 때 마음 그대로구나 싶어요. 원래의 내 모습이 나온다고 해야하나? V리그 최고의 공격수와 함께 하는데 든든하죠."

'우승청부사'로 불리는 박정아는 미디어데이에서 "그래도 FA로 왔는데, 우승 1번은 해야하지 않을까"라며 6번째 우승반지를 정조준했다. 채선아도 같은 마음이다.

"올해 한단계 성장하는 팀이 됐으면 좋겠고, 전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이니까 들어갔을 때 분위기를 살리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잘 데려왔다'는 얘기를 꼭 듣고 싶네요. 저도 배구 그만두기 전에 우승 1번은 꼭 하고 싶습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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