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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밑바닥을 보고 왔다. 2022~2023시즌 흥국생명은 반전, 또 반전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흥국생명은 웃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팀에 있었다. 2023년 초 흥국생명 수뇌부는 돌연 권순찬 감독을 경질하는 선택을 했다.
구단은 "방향성이 맞지 않아서"라고 결별 사유를 밝혔다. 그룹 고위층의 선수 기용 개입 등 여러 논란이 일어났다. 선수단도 동요했다.
김대경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면서 '대행의 대행'이라는 웃지 못할 풍경이 연출됐다.
마침내 2월 중순 이탈리아 출신 명장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 선임을 결정하며 시즌 후반부에 코칭스태프 구성에도 마침내 안정감이 생겼다.
아본단자 감독 선임 이후 흥국생명은 뒷심을 발휘했다. 김연경과 과거 페네르바체에서 감독과 선수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인연이 있기 때문에 서로 적응할 시간도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김연경과 옐레나라는 '투톱' 카드를 요긴하게 사용하면서, 이원정과 이주아 등 젊은 선수들이 주전으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흥국생명은 전 감독 경질 사태 이후 단 2개월만에 탄탄한 팀워크까지 앞세우며 정규리그를 역전 1위로 마쳤다. 그리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도로공사를 꺾고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1,2차전을 잡은 뒤 3,4차전 패배로 벼랑 끝으로 몰렸다.
5차전. 흥국생명은 옐레나(35득점), 김연경(30득점)이 65점을 합작했다. 그러나 5세트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13-12. 박정아에게 일격을 당한 흥국생명은 이주아의 블로킹으로 마지막 희망을 살렸다. 그러나 마지막 박정아의 공격을 막지 못한 채 결국 승리를 내줬다.
박미희 감독이 지휘했던 2018~2019시즌 통합우승을 노렸지만, 결국 결과는 2년 전. 준우승의 아픔을 다시 한 번 느껴야만 했다.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