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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힘든 경기를 예상했지만, 그 이상으로 허무한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5년만의 봄배구 좌절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날 패배로 GS칼텍스(승점 41점)는 3위 인삼공사(승점 51점)와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정규시즌 4경기를 남겨둔 만큼, 사실상 봄배구와 멀어진 상황.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남은 시즌에 대해서는 코치진과 의논을 해보겠다"며 아쉬운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1시간여가 지난 시간. GS칼텍스 강소휘는 이날 도핑테스트까지 소화한 뒤 피로가 쌓인 몸으로 뒤늦게 장충체육관을 나섰다. 3일만에 치른 경기의 피로. 뜻하지 않은 완패. 멀어진 봄배구의 좌절감. 터덜터덜 걷는 뒷모습에는 답답한 속내가 그대로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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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강소휘는 '또 어디 가느냐'던 팀 관계자의 말을 뒤로 하고 또다른 팬들에게 다가섰다. 체육관 앞의 팬들은 얼추 네 덩어리로 나뉘어있었다. 큼지막한 대포 카메라를 들었거나 선수에게 먼저 다가서는 적극적인 팬이 있는가 하면, 퇴근중인 선수의 얼굴을 보며 응원 한마디를 건네는데 만족하는 소극적인 팬들도 있다. 군복 차림의 군인 팬들도 섞여있었다. 먼저 다가선 강소휘의 행동에 오히려 주춤 물러서던 그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강소휘는 뜻밖의 게릴라 팬미팅을 마친 뒤 근처 보쌈집을 찾아 트레이너와 함께 뒤늦은 저녁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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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배구여제' 김연경이 공개적으로 시즌 후 은퇴 가능성을 언급함에 따라 배구계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김연경의 흥행 파워는 상상을 초월한다. 올해 V리그에서 매진을 기록한 16경기 중 15경기가 흥국생명의 경기였다. 최대 4800명까지 수용가능한 삼산월드체육관은 매경기 뜨겁게 달아오른다. 지난해 6위팀에서 우승후보로 발돋움, 리그 1위를 질주중인 흥국생명의 행보와 더불어 김연경 개인의 탁월한 스타성이 더해진 결과다.
여자배구 뿐 아니라 남자배구도 김연경 덕분에 늘어난 배구 인기와 관심을 간접 체감하는 상황. 은퇴설에 V리그가 술렁이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강소휘 뿐 아니라 대부분의 남녀배구 선수들은 팬서비스에 인색하지 않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팬들에게 다가선다. 배구여제의 경기 내외 공백이 작을리 없지만, 조금이나마 걱정을 덜게 되는 이유다.
장충=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