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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내가 나가는 순간부터 배구를 할 수 있는 스태프가 남아 있지 않게 된다."
김 대행은 대행직을 언제까지 맡느냐는 물음에 "언제까지 라는 이야기를 들은 건 없다. 일단 내가 나가는 순간부터 배구를 할 수 있는 스태프가 남아있지 않게 된다. 선수들을 위해서 남으려고 한다"며 "구단에선 코치를 추가 선임하는 등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지만, 선수들에게 동요가 있을 것 같아서 '나중에 말씀 드리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은 김 대행 선임 고사 소식 뒤 임형준 구단주, 신용준 단장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논란이 됐던 구단의 경기 운영 개입을 봉쇄하고 감독 고유 권한을 전적으로 존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향후 사령탑 선임 계획이나 팀 운영 방안은 여전히 물음표다. 올 시즌 V리그 일등공신이었던 흥국생명은 한 순간에 '문제 구단'으로 낙인 찍혔다.
11일 현대건설과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4라운드 경기가 펼쳐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는 4509명의 팬이 입장했다. 2층 상단 일부 좌석을 제외하면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권 감독 경질 사태 후 직접 응원 도구를 만들고 "행복 배구"를 외쳤던 팬심은 흔들림이 없었다. 흥국생명은 이날 풀세트 접전 끝에 선두 현대건설에 패했다. 하지만 1, 2세트를 내준 뒤 3~4세트를 잇달아 잡았고, 5세트 후반까지 팽팽한 승부를 펼치면서 팬들의 응원에 보답했다. 코트 안의 분위기는 어수선한 바깥과 정반대였다.
당분간 대행 체제로 팀을 꾸려갈 흥국생명, 누구도 앞날을 장담하기 어렵다. 지금 기댈 수 있는 건 오로지 흔들리지 않는 팬심 뿐이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