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현장 떠나는 김형실 감독의 마지막 인사 "동요하지 말고 열심히 해라"[SC인터뷰]

이승준 기자

기사입력 2022-11-30 09:16 | 최종수정 2022-11-30 09:34


◇김형실 감독이 페퍼저축은행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사진제공=KOVO

[스포츠조선 이승준 기자] "떠난 게 아니고 항상 지켜보고 있겠다."

패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이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김 감독은 성적 부진에 책임감을 느껴 구단에 사퇴 의사를 전달했고, 지난 29일 구단은 김 감독의 뜻을 수용하기로 했다. 이경수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끌 예정이다.

패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10경기에서 승리 없이 10패를 기록하며 승점 1점으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하혜진과 염어르헝이 부상으로 빠져 시즌을 힘겹게 치르고 있었다.

김 감독은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계속해서 연패가 나오면 상처가 클 것이다. 1라운드 끝나고 상당히 고민했다"라며 "선수들을 핑계 댈 수 없다. 성적과 경기력은 감독이 책임져야 한다. 극단의 변화 조치가 필요해서 내가 자리를 피했다"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에 창단한 페퍼저축은행 초대 감독으로 김형실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3개년 계획을 세우면서 팀의 방향성을 설정했지만,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현장을 떠났다.

29일 오전 김 감독은 선수들과 마지막 인사를 했다. 선수들은 그의 사퇴에 놀란 눈치라고 했다. 김 감독은 "마지막에 선수들이 아무 말을 하지 않았는데 버스를 타고 가면서 문자를 받았다. 문자 내용은 '부족한 우리를 이끌어주시느라 고생 많으셨다', '추워졌으니까 감기 조심하세요', '프로로 뽑아주시고 데뷔시켜주셔서 고맙습니다' 등이다"라고 전했다.

패퍼저축은행 선수들에게 김 감독은 "동요하지 말고 열심히 해라. 떠난 게 아니고 항상 지켜보고 있겠다"라며 "배구를 쉽게 생각 안 했으면 한다. 배구는 알면 알수록 더 어렵다. 프로가 되려면 좀 더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김 감독은 감독직에서 물러났지만 남은 계약 기간 구단 소속으로 팀에 도움을 주려고 한다. 구단에서 진행하는 유소년 배구와 선수들에게 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예정이다.

김 감독은 "팀을 떠나는 게 아니고 계약 기간이 18개월이 남아있어 유소년 배구라든지 후임 감독 선임 등 여러 가지 업무를 구단과 협업하기로 했다. 기술 고문과 비슷한 직책으로 구단에서 명칭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승준 기자 lsj021@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