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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김연경이 나오는 경기는 체육관 분위기부터 다르다.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거다."
순천팔마체육관은 총 35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금요일을 맞아 도로공사-흥국생명 전에는 2552명의 관중이 찾았다. 역시 인기팀 맞대결이었던 또다른 준결승 GS칼텍스-현대건설 전(1613명)을 압도하는 숫자다. 그만큼 열광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날 아웃사이드히터(레프트) 김연경과 김미연, 리베로 김해란 등 흥국생명을 대표하는 선수들은 출전하지 않았다.
도로공사는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두고 조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김종민 감독은 "(상대팀을)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었다. 높이나 공격력에서 우리보다 흥국생명이 우위에 있다"면서도 "김연경과 경기를 하게 되면 체육관 분위기부터 다르다. 어린 선수들이 그걸 느껴보길바란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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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흥국생명의 입장은 달랐다. 흥국생명은 앞선 조별리그 경기를 앞두고 김다솔 박현주 변지수 등 5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코로나19에 확진돼 빠졌다. 김연경을 비롯한 단 8명의 선수로 조별리그를 치렀고, 조 2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을 앞두고 5명의 선수는 돌아왔지만, 반대로 권순찬 감독이 확진돼 빠졌다. 감독대행을 맡은 김대경 코치는 라인업 변화를 묻는 질문에 "선수들 몸상태를 보고 결정하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유는 곧 밝혀졌다. 이날 흥국생명은 코로나로 빠졌던 선수들 중심으로 경기를 치렀다. 그외 코트에 나선 선수는 베테랑 김나희과 리베로 도수빈을 제외하면 역시 유망주인 김다은, 박수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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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대회는 정규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배구 열기에 불을 붙이는, 배구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이기도 하다.
부상을 우려한 흥국생명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현장을 찾은 관중들의 상당수는 김연경을 비롯한 주력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1세트라도, 잠깐이라도 뛰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피할 수 없다.
순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