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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시즌 스타트도 힘들었고, 위기가 참 많았는데…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는데, 우승하게 돼 기쁘다."
차상현 감독은 평소 '배구인의 마음'을 강조한다. 타팀간의 경기에 사적인 감정을 보이지 않는 편. 하지만 가평 훈련장에서 선수단과 함께 경기를 지켜본 이날만큼은 '특정팀'을 응원했고, 마음편히 웃을 수 있었다. 그는"많은 위기를 잘 버텨주고, 끈기 있게 이겨낸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웃었다.
이번 시즌을 맞이하는 GS칼텍스 선수단의 각오는 특히 남달랐다. 올시즌이 끝나면 이소영 강소휘 한수지 김유리 한다혜까지 주전 선수 5명이 FA로 풀린다. V리그 어느 팀을 가도 주전 자리를 넘볼 선수들이다. 이중 이소영과 한다혜는 팀내 단 2명뿐인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하지만 GS칼텍스는 지난 2007~2008년 챔피언결정전에서 그 김연경이 뛰던 흥국생명의 3연속 우승을 저지한 팀이다. 시즌 전 KOVO컵에서 '흥벤저스'를 격파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반전의 서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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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감독 역시 수석코치 시절에도 맛보지 못했던 기쁨이다. 부임 첫 2년간 5위와 4위에 그치며 봄배구에 실패했다. 하지만 정상을 향해 차근차근 한계단씩 걸어올랐다. 세번째 시즌이었던 2018~2019시즌 3위로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지난 시즌에는 시즌 조기종료로 인해 2위까지 올라섰다. 그리고 올해, 부임 5시즌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쥐었다.
'우승의 원동력'을 묻자 차 감독은 "한 명이 잘해서 이뤄낸 결과가 아니다. 주축선수들이 잘해줬고, 웜업존(백업) 선수들의 성장하면서 우승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마음고생 몸고생이 심했을 텐데, 감독을 잘 따라와준 선수들 모두들에게 고맙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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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여고'로 불릴만큼 유쾌하고 떠들썩한 팀 분위기로도 유명하다. 차 감독은 타노스를 닮은 외모 때문에 '차노스'로 불린다. 훈련과 경기 때는 엄격하지만, 평소에는 다정다감하다. 선수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격의없이 농담을 주고받는다. 강소휘가 차 감독의 흰머리를 뽑아주거나, 승리 후 히어로 인터뷰를 하는 선수에게 '물폭탄'을 안겨주기 위해 준비하는 동료들의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선수들을 '원팀'으로 묶은 차 감독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대목.
GS칼텍스는 오는 26일 플레이오프 승자(흥국생명 또는 IBK기업은행)와 5전3승제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올시즌 흥국생명과의 상대전적은 3승3패, 기업은행과는 4승 2패를 기록중이다.
아직 오는 16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인삼공사 전도 남아있다. 차 감독은 "출전 경험이 적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다. 다만 너무 허술한 전력으로 나서는 건 상대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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