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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여성'이라는 타이틀은 2년전에 이미 많이 주목받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의식하지 않고…"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여성 감독 최초 통합 우승 타이틀'의 의미에 대해 묻자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박미희 감독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듯 답했다.
박미희 감독 이전에도 프로스포츠에 여성 감독은 있었다. 조혜정 전 GS칼텍스 감독(2010~2011)이 한국 최초의 프로팀 여성 감독 타이틀과 프로배구 최초 여성 감독 타이틀을 가지고 있고, 2012~2013시즌 KDB생명 여자 농구단을 이끌었던 이옥자 전 감독은 여성 최초의 농구 감독이다. 하지만 조혜정, 이옥자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한 시즌만에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박미희 감독은 선배들과 다른, 새 역사를 쓰고있다. 김연경이 떠난 후 하위권을 전전하던 흥국생명을 맡은 이후 팀의 성적을 끌어올렸다. 부임 첫 해였던 2014~2015시즌 4위, 2015~2016시즌 팀을 플레이오프까지 이끌었고, 이듬해인 2016~2017시즌에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여성 감독 역대 최초의 우승 기록이다.
프로스포츠 감독은 사실상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조혜정, 이옥자, 박미희 같은 여성 감독이 있었지만 아직 남성 프로팀을 지도한 여성 감독, 코치는 전무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여성이 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자배구, 여자농구 같은 여성 선수들이 뛰는 프로팀조차 여러 이유로 여성 지도자보다는 남성 지도자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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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지도자'가 익숙치 않은 프로스포츠 세계에서 여성감독으로 살아남는 것은 몇 배의 고통이 더 필요할 것이다. 능력이나 스포츠 가치관과는 별개의 문제다. 일단 눈에 띄고, 남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더 엄격한 비교 잣대가 주어진다. 팬들은 물론이고 가까이 있는 동료들에게도 낯선 경계의 대상이 되곤 한다. 박미희 감독이 말하는 '책임감'은 자신이 만들어낼 결과가 앞으로 다른 여성 감독에게 새로운 기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무거운 셈이다.
여전히 프로스포츠에서 여성의 역할은 작고, 한계가 명확하다. 세계적인 공통점이다. 남성이 평균적으로 여성보다 운동 능력치가 높고, 프로스포츠 자체가 남성 주도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박미희 감독 같은 성공 사례가 분명히 또다른 길을 제시할 수 있다. 이미 여성은 프로스포츠 지도자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편견과 사례를 깨지 않았나.
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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