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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끝내는게 최고죠. 하지만 제 맘대로 될까요(웃음)."
1차전을 내준 뒤 미소를 띄며 김 감독과 악수를 나눴던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속으로는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고 농을 치며 쓰린 속을 달랬다. 그는 "내가 인상쓴다고 해서 결과가 바뀐다면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웃은 뒤 "패배를 인정했다기보다, 서로 잘 싸웠다는 의미에서 나눈 악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이니 정신력으로 버티는 수밖에 없다"며 "즐기면서 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오늘은 나부터 즐기는 자세로 해보고자 한다"고 반전을 다짐했다.
2차전도 혈투였다. 강소휘를 앞세운 GS칼텍스가 1세트를 25-15로 가져가자, 도로공사는 2세트에서 '해결사' 박정아를 앞세워 25-22,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를 탄 도로공사가 3세트를 25-19로 가져갔지만, GS칼텍스는 4세트 20-20 동점 상황에서 안혜진의 서브 베이스 2개와 이소영의 연속 득점 등을 묶어 25-20으로 승리, 기어이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갔다.
1차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패했던 정규시즌 3위 GS칼텍스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V리그 연패에 도전하고 있는 도로공사는 오는 19일 김천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챔피언전행의 운명이 갈리게 됐다.
차 감독은 경기 후 "경기 전 (무릎이 좋지 않은) 알리 투입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훈련 상황을 보니 도저히 안되겠다는 판단에서 아예 넣지 않았다"며 "국내 선수들로 출발해 끝까지 믿고 기용했는데 끝까지 버텨줘 고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님만 좋아진 것 같다. 힘들어 죽겠다. 아마 오늘 경기를 보고 박수를 치지 않았겠나"고 농을 치면서도 "오늘 바로 김천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승부욕을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오늘 상대는 굉장히 편안하게 코트에 들아왔는데, 우리는 굉장히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 마지막이기에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30년 지기 절친'의 희비는 마지막 외나무 다리 승부에서 갈리게 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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