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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케치] "너 때문에 흐름 끊겼다!" 빵빵 터트린 '절친' 차상현-김종민 감독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9-03-12 15:31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배구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여자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는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과 GS칼텍스 차상현 감독. 청담=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3.12/

'두 친구'가 세월이 묻어나는 입담으로 미디어데이 현장을 폭소 잔치로 만들었다.

1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18~2019 도드람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여자부에서는 정규리그 우승팀인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박미희 감독과 이재영, 2위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의 김종민 감독과 문정원, 3위팀 GS칼텍스 차상현 감독과 이소영이 참석했다.

미디어데이 시작도 전부터 취재진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듀오'가 있었으니, 바로 김종민 감독과 차상현 감독이다. 두사람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같은 학교에서 함께 배구를 한 초,중고, 동창이다. 나이도 같고, 배구인의 길을 함께 걸어온만큼 무척 친하다. 또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두 팀이 맞붙게 됐기 때문에 더더욱 '절친 매치'가 주목을 받고 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있는 김종민 감독과 달리, 차상현 감독은 이번이 부임 후 첫 포스트시즌 경험이다. GS칼텍스 역시 5시즌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김종민 감독은 "차 감독이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다른 경기가 될 것이다. 그러니까 좀 더 절박하게, 욕심내고, 악착같이 하라"며 친구에게 훈수를 둬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차상현 감독도 지지 않고 "알아서 하라는 이야기냐. 나름대로 준비 잘해보겠다"고 답했다.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배구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여자부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GS칼텍스 차상현 감독과 이소영 선수. 청담=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3.12/
'옛 이야기'가 나오자 이번엔 차상현 감독의 어깨가 올라갔다. 차 감독은 "김종민 감독이 저보다 늦게 배구를 시작했다. 저는 초등학교때부터 했는데, 김 감독은 제가 한참 잘하고 있던 중학교때 처음 왔다. 제가 공도 좀 던져주고, '저쪽으로 가'하면 저쪽으로 가던 그런 친구였다. 그 친구가 이렇게 컸다"며 좌중을 웃겼다. 얼굴이 벌개진 김종민 감독은 "차 감독이 중학교때까지는 배구를 잘했다. 지금 모습이 그때 모습이다. 그러나 고등학교, 대학교때가 더 중요한 거 아닌가"라며 맞불을 놨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친구가 플레이오프에 올라와서 좋다. 한편으로는 열흘 동안 우리팀만 놓고 준비를 했을거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견제는 좀 해야할 것 같다"며 긴장감도 놓치지 않았다.

얼마전에는 두사람의 모교인 마산중앙고 동문들이 배구장에 '아무나 이겨라'는 응원 카드를 들고 찾아와 관심을 받은 적도 있다. 만약 이번 포스트시즌에도 동문들이 응원을 온다면 누구를 응원해줄 것 같냐는 질문에 김종민 감독은 "친구들이야 포스트시즌도 '아무나 이기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그래도 김천(홈 구장)이 경상도인데 조금은…"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차상현 감독은 "동문들이 김천에 올 수도 있겠지만, 도로공사 응원할 것 같으면 안오는 게 낫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후로도 차상현 감독이 우승 공약을 이야기 하던 상황에서, 김종민 감독이 "서론이 너무 길다"고 딴지를 걸자 차 감독은 "너 때문에 흐름이 끊겼다. 네가 먼저 하라"고 마이크를 넘겨 행사장 전체에서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자칫 딱딱하게 흘러갈 수도 있는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분위기가 두 감독으로 인해 훨씬 부드러워졌다. '절친' 감독들의 대결은 오는 15일 김천에서 열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시작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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