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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에 걸린 한선수가 독으로 버틴 것 같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12승9패(승점 32)를 기록, 한국전력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승수에서 앞서 3위에 복귀했다. 승점 1점을 따는데 그친 KB손보는 4위 도약에 실패했다.
경기가 끝난 뒤 박 감독은 "지긋지긋한 5세트를 2018년도에도 계속 이어간다"며 웃은 뒤 "이날 승리는 칭찬해줄 만 하다. 2세트를 내주고 끝까지 버텨준다는 건 팀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보여준 결과"라고 밝혔다.
박 감독이 고무적으로 바라본 건 김학민과 진상헌의 출전이었다. 3세트에 잠시 모습을 드러낸 김학민은 5세트 11-13으로 뒤진 상황에서 투입돼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진상헌은 12-13로 뒤진 상황에서 조재영과 교체됐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김학민과 진상헌이 코트를 밟은 것이 고무적이다. 이 선수들이 시간을 더 가져야 할 선수들"이라고 진단했다.
박 감독은 시즌 초반 김학민과 진상헌의 복귀 시점을 3라운드로 예상했다. 그러나 계획은 박 감독의 예측대로 흐르지 않았다. 박 감독은 "엇박자가 나고 있다. 벼랑 끝에 서 있다. 내 계산이 틀렸다. (김학민과 진상헌은)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학민은 어떻 하든지 코트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패하는 경기에 들어갔다가 나오면 심리적으로 부담을 가지더라"고 말했다.
박 감독의 남은 4라운드 전략은 버티기다. 전략은 강력한 공격 뿐이다. 범실 34개가 나온 것에 대해 박 감독은 "범실이 많은 것을 인정한다. 2세트를 패하고 나서 강공으로 나갔다. 서브와 공격 미스가 많았을 것이다. 유일한 건 강한 공격 뿐이었다. 수비도 그렇고, 블로킹도 위험 부담을 안고 경기를 해서 범실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더불어 "그 것을 훈련으로 막아야 한다. 서브 최고치를 때리면서 미스가 덜 나는 훈련을 해야 한다. 그러나 3일마다 한 번씩 경기가 있어 반복 훈련을 할 수가 없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하지만 강력한 공격으로 버틸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하나다. 타팀들도 비슷한 패턴으로 경기를 풀어가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공격력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빼앗기는 점수를 서브와 블로킹으로 잡아야 한다. 서브 리시브가 세터 머리 위로 올라가면 포인트를 낼 수 있는 건 15~20%밖에 안된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강서브를 넣어 하이볼로 올라가면 우리가 40~50%를 할 수 있는 걸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17득점으로 맹활약한 수비형 레프트 곽승석에 대해선 "곽승석도 2일부터 정상적으로 훈련했다. 허벅지 근육 파열이 됐었다. 3cm가 찢어졌다. 2주 넘게 진단이 나왔는데 빠른 시간 내에 의무진이 완쾌를 시켰다"고 전했다.
의정부=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