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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 되찾아 가고 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1-01 18:31


사진제공=KOVO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의 올 시즌 초반은 상당히 불안한 모습이었다. 비 시즌 연습경기 도중 트라이아웃을 통해 뽑은 바로티가 발목 부상으로 외국인 선수가 교체됐다. 또 전력보강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즉시 전력감을 택한 다른 팀과 달리 4~5년 뒤를 내다보고 신인 선수들을 골랐다. 여기에 군 입대한 최민호의 공백이 예상보다 커보였다. 지난 시즌과 선수들이 많이 바뀌지 않았지만 경기 마다 들쑥날쑥한 기복이 자주 노출됐다. "간신히 버티고 있다"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말에서 초조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2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현대캐피탈은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아가고 있다. 2018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현대캐피탈은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라이벌 삼성화재와의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4라운드 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1(22-25, 25-21, 25-19, 25-2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V리그 선두를 탈환했다. 13승7패(승점 42)를 기록하며 10월 14일 이후 삼성화재(승점 39)가 독식하던 선두 자리를 빼앗았다.

그 동안 현대캐피탈은 '높이'로 버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보급 센터' 신영석을 필두로 차영석과 김재휘가 서서히 최민호의 공백을 지워나갔다. 신영석은 세트당 0.901개로 블로킹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질주 중이다. 신영석은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영석이들이 잘 따라와주고 있다. 감독님께선 재휘도 김영석이라고 부르신다. 내년에는 최민호가 돌아오는데 최영석으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웃었다.

적장도 엄지를 세운 센터진이었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센터 싸움에서 졌다"며 "타이밍도 안되고 맨투맨으로 잡으라고 했지만 신장 차이도 있어 원블로킹으로 잡기 힘들다"며 혀를 찼다.

버티는 힘이 생기자 현대캐피탈의 선순환 구조가 발휘됐다. 안드레아스의 서브 리시브도 안정을 되찾아 갔다. 그러자 허리가 좋지 않은 세터 노재욱도 전성기 토스를 배달하기 시작했다. 노재욱은 상대 블로커를 따돌리는 토스로 공격수들이 춤출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했다. 최 감독은 "세터들이 리듬을 한 번 타게 되면 굳이 건드리지 않아도 풀어가는 능력이 생긴다"며 노재욱을 칭찬했다.

좋은 토스를 받은 공격수들도 제 몫을 다했다. '캡틴' 문성민은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어려운 공을 처리해나갔다. 레프트 송준호도 펄펄 날고 있다. 특히 이날 3세트에선 팀 내 최다인 7득점, 공격성공률 100%를 기록해 팀 승리를 견인했다. 송준호는 "처음에는 많이 헤매다가 감독님과 형들이 도와줘 페이스를 찾을 수 있었다. 아직도 부족한 게 많다. 서브와 서브리시브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인드를 최대한 잡으려고 하고 있다. 실수하는 것에 연연하는 편인데 없애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캐피탈의 가장 큰 강점은 잘 정착된 3단계 미팅 문화다. '감독↔선수', '코치↔선수', '선수↔선수' 미팅이다. 신영석은 "예전에는 미팅이 많아 힘들었지만 지금은 적응됐다. 토론은 많이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나도 후배들을 이끌어 가지만 배우는 점이 많다. 문화가 정착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상대 팀의 한 명, 한 명을 모두 파악한다. 경험이라든가, 20점 상황에선 특정 선수에 대한 포인트를 얘기해준다. 지루하지 않게 이끌고 있다"며 말했다.

천안=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전적(1일)

현대캐피탈(13승7패) 3-1 삼성화재(14승6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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