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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의 올 시즌 초반은 상당히 불안한 모습이었다. 비 시즌 연습경기 도중 트라이아웃을 통해 뽑은 바로티가 발목 부상으로 외국인 선수가 교체됐다. 또 전력보강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즉시 전력감을 택한 다른 팀과 달리 4~5년 뒤를 내다보고 신인 선수들을 골랐다. 여기에 군 입대한 최민호의 공백이 예상보다 커보였다. 지난 시즌과 선수들이 많이 바뀌지 않았지만 경기 마다 들쑥날쑥한 기복이 자주 노출됐다. "간신히 버티고 있다"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말에서 초조함이 느껴졌다.
적장도 엄지를 세운 센터진이었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센터 싸움에서 졌다"며 "타이밍도 안되고 맨투맨으로 잡으라고 했지만 신장 차이도 있어 원블로킹으로 잡기 힘들다"며 혀를 찼다.
버티는 힘이 생기자 현대캐피탈의 선순환 구조가 발휘됐다. 안드레아스의 서브 리시브도 안정을 되찾아 갔다. 그러자 허리가 좋지 않은 세터 노재욱도 전성기 토스를 배달하기 시작했다. 노재욱은 상대 블로커를 따돌리는 토스로 공격수들이 춤출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했다. 최 감독은 "세터들이 리듬을 한 번 타게 되면 굳이 건드리지 않아도 풀어가는 능력이 생긴다"며 노재욱을 칭찬했다.
현대캐피탈의 가장 큰 강점은 잘 정착된 3단계 미팅 문화다. '감독↔선수', '코치↔선수', '선수↔선수' 미팅이다. 신영석은 "예전에는 미팅이 많아 힘들었지만 지금은 적응됐다. 토론은 많이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나도 후배들을 이끌어 가지만 배우는 점이 많다. 문화가 정착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상대 팀의 한 명, 한 명을 모두 파악한다. 경험이라든가, 20점 상황에선 특정 선수에 대한 포인트를 얘기해준다. 지루하지 않게 이끌고 있다"며 말했다.
천안=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전적(1일)
현대캐피탈(13승7패) 3-1 삼성화재(14승6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