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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닥공'이 만든 혼돈 1R, V리그 트렌드가 변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11-06 16:48


2017-2018 프로배구 V리그 한국전력과 우리카드의 경기가 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렸다. 한국전력이 공격에 성공한 후 환호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cjg@sportschosun.com/2017.11.5/

'혼돈', 2017~2018시즌 V리그 남자부 1라운드를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는 단어다.

올 시즌 전력평준화로 인해 춘추전국시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딱 들어맞았다. 7일 현재 대한항공-삼성화재의 1라운드 마지막 맞대결이 남아있지만 선두와 꼴찌의 점수차는 불과 5점에 불과하다. 승점 자판기도 사라졌고 초반부터 고꾸라지는 팀도 보이지 않는다.

왜 이렇게 혼돈 양상이 펼쳐지는 것일까. 우선 모든 팀들의 전력이 완벽하지 않다. 지난 시즌 챔피언 현대캐피탈만 봐도 그렇다. 군입대한 센터 최민호의 공백이 커 보인다.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교체된 외국인 공격수 안드레아스의 범실이 여전히 팀의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즉시 전력감 대신 4~5년 뒤 미래를 내다본 선수들을 뽑았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 대한항공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진상헌이 빠진 센터진이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OK저축은행도 불안한 서브 리시브에 공격수들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고 범실도 많다.

가장 설득력 있는 분석은 전체적인 배구 스타일의 변화다. V리그도 세계배구의 흐름을 타고 있다. 일명 '공격형 배구'다. 범실에 대한 리스크는 높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강력한 서브로 리시브 라인을 흔든 뒤 블로킹으로 승부를 결정 짓겠다는 전략이다. 이렇다 보니 범실이 많은 팀이 승리하는 경우가 생긴다. 지난 4일에도 KB손해보험이 대한항공(24개)보다 범실이 14개나 많았음에도 세트스코어 3대2로 승리했다. 특히 KB손보는 이날 20점 이후 범실이 7개로 대한항공보다 5개가 더 많았다.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 사진제공=KOVO
젊은 감독들의 공격 배구 스타일이 그대로 코트에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지난 시즌 센터들에게도 스파이크 서브를 주문하면서 상대 서브 리시브를 힘들게 하는데 공을 들였다.

이번 시즌에는 권순찬 KB손보 감독의 디테일 배구가 눈에 띈다. 권 감독 역시 서브의 중요성을 잊지 않았다. 황택의 알렉스 이강원 황두연 등 서브 능력이 좋은 선수들의 활약 덕분에 KB손보는 범실이 많음에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카드의 파다르는 세 경기 연속 트리플 크라운(후위, 서브, 블로킹 3득점 이상)을 작성하기도 했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의 철저한 몸 관리 속에 파다르는 시즌 초반부터 펄펄 날고 있지만 상대가 흔들리는 리시브로 블로킹을 잡아낸 경우도 많아 공격 배구의 도움을 받았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V리그 판도를 뒤흔든 '닥치고 공격(닥공)' 속에서도 안정적인 운영으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팀도 있다. 한국전력이다. 공격 지표는 하위권이지만 안정된 리시브와 디그로 버텨내고 있다. 여기에 베테랑 센터 윤봉우의 눈부신 활약으로 높이에서도 밀리지 않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비슷한 수준도 튀는 팀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파다르, 타이스(삼성화재) 안드레아스, 알렉스는 50%대의 비슷한 공격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외인 공격력이 떨어진다고 팀 순위가 추락한다는 건 옛말이다. 가스파리니(대한항공)과 펠리페(한국전력)의 공격성공률은 각각 46.91%와 38.13%로 저조하지만 국내 선수 파워가 탄탄한 팀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이번 시즌은 강서브와 범실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격적인 배구를 3~4라운드까지 범실 없이 유지할 수 있느냐가 혼돈 속에서 살아남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7-2018 프로배구 V리그 한국전력과 우리카드의 경기가 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렸다. 우리카드 파다르가 한국전력 펠리페와 이재목의 블로킹 앞에서 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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