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태웅 감독의 3번 눈물 스토리, 현캐 기본으로 돌아가라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03-28 21:57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1)은 배구인생에서 세 번의 눈물을 흘렸다.

그의 눈물 속에는 진한 스토리가 담겨있다. 현역 시절이던 2014~2015시즌 배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흘린 눈물의 의미는 미안함이었다. 당시 팀이 정규리그를 5위로 마감했을 때 화장실에 숨어 눈물을 쏟았다. 최 감독은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뭔가 해주고 싶었는데 경기장에서 내 역할을 잘 못하다 보니 응어리를 풀 곳이 없어 화장실에서 눈물을 흘렸다"며 멋쩍어 했다.

선수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지난 시즌에 흘린 눈물은 막을 방법이 없었다. 감동과 미안함이 섞여있었다. 정규리그 18연승과 함께 '007 작전'을 방불케 한 깜짝 은퇴식에서 가족들이 등장하자 복 받친 감정이 폭발했다. 특히 아버지와 포옹을 할 때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최 감독은 "나는 불효자다. 내 일만 좋아해서 부모님께 잘 해드리지 못했다"며 쑥스러워했다.

최 감독은 올 시즌 또 한번 눈물을 보였다. 지난 27일 대한항공과의 V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이 끝난 직후였다. 1차전에서 극도로 부진했던 문성민에게 한 쓴소리가 마음 한 켠에 무거운 짐으로 남아 있었다. 최 감독은 지난 26일 문성민과 커피를 마시고 산책을 하며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자칫 자신의 발언이 문성민에게 징크스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앞섰다. 역전 드라마로 챔프전 승부의 추를 원점으로 돌린 최 감독은 기자회견장에서 "성민이에게 많이 미안했다"며 "성민이는 겉으로 강한 카리스마가 있지만 여린 부분이 있다. 성민이가 그것을 극복하도록 1차전 이후 (일부러) 자극을 줬다. 그런데 이날 1, 2세트 때 너무 안돼 후회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감독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펑펑 울음을 터뜨렸다. 가까스로 감정을 추스린 최 감독은 "인간 대 인간으로 선수에게 너무 모질게 한 것이 아닌가 후회했다"면서 "2세트 시작할 때 성민이에게 '너는 문시호의 아빠다'라는 얘기를 해줬다"고 전했다. 또 "마지막 승리를 한 뒤 성민이가 포효했을 때 울컥했다. 나는 성민이와 10년을 같이 지냈다. 누구보다 성민이를 잘 아는데 그 동안 누구한테도 속에 있는 얘기를 털어놓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너무 질책해서 오히려 징크스가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문성민은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왔다. 최 감독의 감성 리더십과 눈물이 문성민을 일으켜 세웠다. 문성민은 "감독님께서 끝까지 믿어주셔서 스스로 일어날 수 있게 도움을 주셨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문성민의 부활과 극적인 환희, 현대캐피탈은 분위기를 180도 바꿨다. 그러나 여전히 곳곳에 함정이 숨어있다. 바로 리시브다. 기량이 떨어지는 대니를 비롯해 '제2의 레프트' 자원인 송준호와 박주형이 대한항공의 강서브에 흔들리는 모습이 잦았다. 특히 오버 핸드 리시브의 경우가 그랬다. 최 감독은 리시브 시스템을 재정비할 전망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공격이 편중되는 문성민의 해결 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악의 시나리오인 최민호가 중앙을 버리고 날개 공격수로 변신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챔프전 3차전부터 기본으로 돌아가야 하는 현대캐피탈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