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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1)은 배구인생에서 세 번의 눈물을 흘렸다.
최 감독은 올 시즌 또 한번 눈물을 보였다. 지난 27일 대한항공과의 V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이 끝난 직후였다. 1차전에서 극도로 부진했던 문성민에게 한 쓴소리가 마음 한 켠에 무거운 짐으로 남아 있었다. 최 감독은 지난 26일 문성민과 커피를 마시고 산책을 하며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자칫 자신의 발언이 문성민에게 징크스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앞섰다. 역전 드라마로 챔프전 승부의 추를 원점으로 돌린 최 감독은 기자회견장에서 "성민이에게 많이 미안했다"며 "성민이는 겉으로 강한 카리스마가 있지만 여린 부분이 있다. 성민이가 그것을 극복하도록 1차전 이후 (일부러) 자극을 줬다. 그런데 이날 1, 2세트 때 너무 안돼 후회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감독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펑펑 울음을 터뜨렸다. 가까스로 감정을 추스린 최 감독은 "인간 대 인간으로 선수에게 너무 모질게 한 것이 아닌가 후회했다"면서 "2세트 시작할 때 성민이에게 '너는 문시호의 아빠다'라는 얘기를 해줬다"고 전했다. 또 "마지막 승리를 한 뒤 성민이가 포효했을 때 울컥했다. 나는 성민이와 10년을 같이 지냈다. 누구보다 성민이를 잘 아는데 그 동안 누구한테도 속에 있는 얘기를 털어놓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너무 질책해서 오히려 징크스가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문성민은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왔다. 최 감독의 감성 리더십과 눈물이 문성민을 일으켜 세웠다. 문성민은 "감독님께서 끝까지 믿어주셔서 스스로 일어날 수 있게 도움을 주셨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챔프전 3차전부터 기본으로 돌아가야 하는 현대캐피탈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