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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용 전 삼성화재 감독(60·제일기획 스포츠구단 운영 담당 부사장)은 '배구의 신'으로 불렸다. 1995년 삼성화재 초대 사령탑에 오른 뒤 20여년 동안 슈퍼리그 8연패와 V리그 챔피언결정전 8회 우승을 차지했다. 항상 최고의 자리를 지켰다. 사실 국내 최정상급 선수들과 함께 맺은 결실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김세진 최태웅 김상우 신진식 장병철 여오현 석진욱 박철우 등 최고의 스타들의 덕을 봤다. 외인도 잘 데려왔다. 좋은 기량에다 인성과 희생정신이 투철한 선수를 데려와 한국 배구형 또는 삼성화재형 외인을 만들었다. 레안드로→안젤코→가빈→레오는 삼성화재가 프로배구 '1강'을 놓치지 않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신 전 감독의 삼성화재는 '버텨낸다'는 느낌이 강했다. 팀 내 분업화가 확실히 이뤄지긴 했지만, 외국인 공격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때문에 임 감독은 체질개선에 나섰다. 국내 선수들의 기량을 강화시켰다. 신 전 감독에게 물려받은 자원이긴 하지만, 이들의 팀 내 비중을 높이고 외국인 공격수의 부담을 줄여주는 노력을 보였다. 임 감독의 노력은 2라운드부터 드러나고 있다. 센터 이선규를 비롯해 레프트 류윤식과 최귀엽의 기량을 향상시켰다. 또 리베로 이강주를 경기마다 레프트와 리베로로 변환시키면서 선수 운용의 폭을 넓혔다. 신 전 감독 때와 같은 선수들이지만, 좀 더 끈끈함을 구축한 느낌이다.
겨우내 흘린 땀의 결실이 2라운드부터 드러나고 있는 임 감독의 삼성화재다. 임 감독은 신 전 감독과 다른 왕조를 건설 중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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