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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의 아이러니, 벼랑 끝 원인은 경험부족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5-03-31 07:33


챔피언결정전 시작 전 많은 이들은 삼성화재의 우승을 예견했다. OK저축은행이 한국전력과 플레이오프에서 혈투를 벌이는 동안 푹 쉬었다. 레오라는 확실한 거포도 있다. 무엇보다도 8번 우승을 일궈낸 경험이 가장 큰 무기였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OK저축은행은 거침없었다. OK저축은행은 30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3대0(25-22, 25-20, 25-20)으로 승리했다.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승리한 OK저축은행은 창단 첫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겼다. 반면 삼성화재는 벼랑 끝에 몰렸다.

삼성화재의 강점인 경험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경기 전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경험'에 대해 입을 열었다. "단기전은 전력과 기싸움인데 우리가 전력에서 밀린다"고 말한 뒤 "노련미에서 앞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 주전 선수들은 정작 챔피언결정전 경험이 많지 않더라"고 고백했다.

의아했다. 삼성화재는 2005년 V리그 출범 후 매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챔피언결정전을 할 줄 아는 팀이다. 속을 들여다보면 신 감독의 발언에 수긍이 간다. 삼성화재 주전 선수 가운데 챔피언결정전 경험이 많은 선수는 유광우와 레오, 지태환 정도다. 나머지 고준용 김명진 이강주 등은 최근에야 주전으로 도약했다. 챔피언결정전을 제대로 뛰어본 경험이 별로 없다. 신 감독의 진단은 정확했다. 이날 삼성화재 선수들은 고비에서 실수를 연발했다. 따라가야 할 시점에서 범실을 연발했다. 서브 리시브도 흔들렸다. 사기가 꺾이니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무너졌다. 2세트 19-21 상황에서 연이은 범실로 무너진 것이 아쉬웠다. 여기에 레오의 컨디션도 정상은 아니었다. 레오는 이날 공격성공률 43.9%(21점)에 그쳤다. 신 감독은 경기 후 "레오의 컨디션이 안 좋은데다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이라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했다. 그동안의 밑천이 다 드러났다"고 말했다.

반면 OK저축은행 선수들은 패기를 앞세웠다. 경기 초반부터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삼성화재를 압도했다. 특히 수비가 빛났다. 이날 OK저축은행 선수들은 디그에서 36-28로 앞섰다. 1세트 23-22로 살얼음판 리드를 걷고 있던 상황에서 정성현이 레오의 스파이크를 걷어올렸다. 이어 득점으로 연결됐다. 승부를 가른 디그였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도 "그 점수가 중요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기세를 탔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기술을 뛰어넘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팀은 내가 가장 잘 안다. 이러다가 선수들이 실수하고 리시브도 흔들릴 수 있다. 끝까지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양 팀은 4월 1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3차전을 치른다.
대전=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2014~2015시즌 NH농협 V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전적(30일)


OK저축은행(2승) 3-0 삼성화재(2패)

※5전3선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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