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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핸드볼, 이제 아시아서도 설 자리가 없다

기사입력 2014-02-03 15:35 | 최종수정 2014-02-04 07:40

핸드볼
◇바레인의 후세인 알세이야드(왼쪽)가 지난 1일(한국시각) 마나마의 칼리파 스포츠시티홀에서 가진 한국과의 2014년 아시아선수권 조별리그 A조 4차전에서 승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캡처=아시아선수권 홈페이지

핸드볼계가 또 충격에 휩싸였다.

남자 핸드볼 대표팀이 아시아 무대에서 무너졌다. 10년 만에 국제핸드볼연맹(IHF) 세계선수권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2일(한국시각) 바레인 마나마의 칼리파 스포츠시티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아시아선수권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28대24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A조 최종전적 3승1무1패, 승점 7(득실차 +27)을 기록했으나, 이란(승점 7·득실차 +39)에 골득실에 밀려 3위에 그쳤다. 이로써 한국은 조 2위까지 주어지는 4강 출전권을 놓침과 동시에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2015년 카타르 세계선수권 출전이 좌절됐다. 한국이 2년마다 한 차례씩 개최되는 세계선수권 본선행에 실패한 것은 지난 2005년 대회 이후 10년 만이다. 아시아선수권 4회 연속 우승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예견된 참사다. 남자 핸드볼은 그동안 주축이었던 윤경신 백원철 등이 떠나고 해외 무대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국제 경쟁력이 약화됐다. 연중 두 차례 실시되는 대표팀 해외 전지훈련과 일회성에 그친 해외 지도자 초빙 교육 등은 대안이 되지 못했다. 5팀에 불과한 핸드볼코리아리그 역시 국제 경쟁력 강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 사이 중동 팀들은 귀화 선수 영입과 더불어 유소년 육성을 강화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왔다. 결과는 곧 드러났다. 2009년 크로아티아 세계선수권 이후 급추락 했다. 2011년 스웨덴 대회와 2013년 스페인 대회에서는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본선에서는 전패의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나마 최강이라고 자부했던 아시아 무대에서마저 무너지면서 충격이 만만치 않다.

오는 10월 열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의 성공도 장담하기 힘들어졌다. 군 면제가 걸린 아시안게임은 아시아선수권에 비해 선수들이 무게감을 느끼는 대회다. 그러나 수 년째 이어지는 국제 무대 부진과 중동팀들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안방에서 또 한 번의 수모를 당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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