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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다 된 가빈, 응원곡 바꿔달라고 한 이유는?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10-23 13:37


◇삼성화재의 용병 가빈 슈미트는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직접 머리카락을 손질한다고 밝혔다. 국내 미용실에선 자신이 원하는 헤어스타일을 만들어주지 못한다는 것이 이유다. 손질방법은 '비밀'이라고 했지만, 이내 공개했다. 사진제공=삼성화재 블루팡스.

한국인이 다 됐다. 벌써 국내 무대에서만 세시즌 째니 그럴만도 하다. '괴물 용병' 가빈 슈미트(25·삼성화재) 얘기다.

틀을 깼다. 가빈은 그동안 이방인의 느낌이 만연했던 용병 선수의 이미지를 확 바꿔놓았다. 데뷔시즌이었던 2009~2010시즌에는 팀에 녹아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두번째 시즌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주장 역할까지 담당했다. 코트 안에서 "정신차려"를 외치며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스포츠조선과의 시즌 개막 특집 인터뷰에서 가빈이 밝힌 한국 무대 복귀 이유도 '한국 사랑'이었다. 그는 "한국을 사랑한다. 또 동료들과 감독님도 정말 좋다.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가장 결정적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완벽에 가까운 '한국형 용병'의 모습은 입맛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바베큐, 갈비도 좋아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 바로 누룽지다.

인터뷰에서도 여유가 묻어난다. 지난 두시즌간 가빈은 인터뷰에서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시즌을 거듭할수록 인터뷰에선 국내 취재진과 농담도 주고받는 등 한결 여유있는 모습이다.

이젠 국내 팬들까지 챙기는 가빈이다. 가빈은 22일 LIG손해보험과의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개막전(3대1 승)에서 38점을 폭발시키며 팀 승리를 이끈 뒤 프런트에 한가지 요청했다. 자신의 응원가를 변경해달라는 것이었다. 지난 두시즌 동안 대전 충무체육관에는 가빈이 공격을 성공시킬 때마다 '삼성의 가빈 슈미트~'이란 응원곡이 울려 퍼졌다. 이젠 팬들도 자연스럽게 흥얼거릴 정도로 익숙해졌다. 그러나 가빈은 올시즌 만화 '컴퓨터형사 가제트' 주제곡으로 응원곡을 바꿔달라고 했다. 리베로 여오현이 팔이 길다며 붙여준 '가제트'란 별명과 부합한다는 것이 한 가지 이유였다. 다른 이유는 팬들을 위해서였다. 가빈은 "응원곡을 바꾸면 팬들이 더 즐거워할 것이다. 또 자신을 더 새롭게 느끼지 않을까"라고 했다.

대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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