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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배구 드래프트, 류중탁-류윤식 부자 이야기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10-13 12:48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 대한항공에 입단하는 류윤식, 아버지 류중탁 명지대 감독(왼쪽부터). 노주환 기자

아버지는 홀가분하다고 했다. 아들은 아버지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활약을 하고 싶다고 했다. 아버지는 류중탁 명지대 감독(51)이고, 아들은 대한항공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하는 류윤식(23·한양대)이다. 류중탁 감독은 현역 선수 시절 국가대표 센터로 두뇌플레이의 1인자였다. 키는 1m90으로 센터치고 큰 편은 아니었지만 성실한 플레이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의 둘째 아들 류윤식은 한양대 4학년으로 레프트 공격수다. 2011년 유니버시아드대표를 지냈고 성장가능성이 많은 기대주다.

류 감독의 국가대표 후배인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47)은 13일 열린 2011~2012시즌 남자배구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류윤식을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뽑았다. 류윤식은 신 감독이 생각하는 대한항공 공격의 미래다. 신영수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공익요원으로 군입대했고, 주포 김학민도 영원할 수 없다. 신영철 감독은 "앞선 다른 팀들이 류윤식을 뽑지 않기를 바랐다"면서 "아버지인 류 감독님보다 근성이 좀 떨어지는데 내가 키워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뽑았다"고 말했다. 류윤식은 키 1m96에 체중이 75kg이다. 키에 비해 체중이 적어 파워가 떨어진다. 류 감독은 현역시절 독종에 노력파였는데 류윤식은 그런 면이 조금 떨어진다. 부자간의 공통점은 코트에서의 움직임이 빠르다는 것이다.

이날 드래프트 현장에 나온 류 감독은 "아들이 원했던 대한항공에 가서 좋다. 이제 대학무대에서 맞대결을 피하게 돼 홀가분하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돼야 하는데 모르겠다"면서 "신영철 감독에게 술 한잔 대접해야 할 것 같다. 이제 내가 학부형이 된 느낌이다"고 말했다. 류윤식은 프로무대에서 우상인 문성민(현대캐피탈)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신 감독은 "국가대표 선배인 류 감독님한테서 잘 부탁한다는 전화 한 통 안 받았다. 그런 전화를 할 선배도 아니다"면서 "술을 사줘도 안 먹을 것이다. 류윤식이 앞으로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윤식은 연봉 3000만원(고정)에 입단금으로 최소 1억원 이상(최대 1억2000만원)을 받게 됐다. 계약기간은 구단과 조율해서 정한다.

이날 경기대 졸업 예정인 국가대표 레프트 최홍석이 전체 1순위로 드림식스(옛 우리캐피탈)의 낙점을 받았다. 이번 드래프트엔 총 31명이 참가해 24명이 선발됐다. 역대 최다 선발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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