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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배구, 국제배구계 돈줄 日에 이대로 당할까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06-30 20:58



한국 배구의 내년 시즌 월드리그 본선 잔류에 적신호가 켜졌다.

국제배구계 강력한 돈줄 일본이 원인으로 보인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지난 5월 월드리그에 돌입하기 전 일본 측에 최근 대지진으로 인한 방사능 누출로 참가국들의 안전을 위해 일본에서 열리는 경기를 원정 경기로 치르자는 제안을 했다. 당시 일본 측은 이를 즉각 수용했다. 그런데 FIVB는 일본이 불이익을 받았기 때문에 보상 개념으로 2012년 월드리그 본선 자동 출전권을 주게 되었다고 대한배구협회에 통보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내년 시즌 월드리그 본선 잔류가 불투명해졌다. 30일 현재 일본은 B조에서 1승9패(승점 4)을 기록, A조 꼴찌인 푸에르토리코(10전전패·승점 0)와 함께 자동 출전권 획득이 힘든 상황이다. 월드리그 대회 규정상 출전 16개국 중 하위 2개국에 주어지는 강등이 유력했다. 그러나 일본에게 핸디캡이 주어질 경우 한국(3승8패·승점 10), 프랑스(2승9패·승점 8), 독일(3승7패·승점 9), 포르투갈(3승7패·승점 8) 등이 본선 자동진출 탈락의 범위에 포함된다. 일본의 순위에따라 15-16위, 14-16위 등 무조건 두팀이 탈락해야 한다는 것이 FIVB의 입장이다.

당연히 대한배구협회는 황당할 뿐이다. 그래서 29일 FIVB에 강력한 항의와 함께 대안을 제시했다. 모든 참가국에게도 같은 공문을 보냈다.

일단 협회는 FIVB의 결정이 규정 위반이란 점을 상기시켰다. 월드리그위원회에서 모든 참가국이 동의했고, FIVB 이사회가 승인한 대회경기규정의 2012년 출전권 관련 조항(14위 이상팀에 2012 대회 출전권 부여)에 위배된다고 했다. 또 이러한 조항 변경은 대회가 시작되기 전에 모든 참가국의 의견을 수렴하여 이루어졌어야 했음을 강조하며 FIVB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알렸다.

무엇보다 일본 원전사고로 인해 불이익을 제3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고 전했다. FIVB의 논리대로라면, 일본의 원정 경기에 따른 경기력에 있어서의 불이익은 같은 B조의 다른팀에게 이익으로 돌아갔을 뿐 다른 조에 속한 팀들의 경기 결과에는 전혀 상관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협회는 대안을 내놓았다. 일본의 자동출전권에 동의하지만 ▲현재 14위 팀에게 규정대로 내년 시즌 출전권 보장 ▲올해 월드리그에서 한 팀만 탈락시킬 것을 FIVB에 제안했다. 더불어 ▲월드리그 참가팀 수를 20팀으로 늘릴 것도 제안했다. 이는 지난 2009년 월드리그위원회에서 협회가 이미 제안한 것이었다.

FIVB의 노골적인 일본 편들기는 역시 돈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국제배구계의 큰손으로 불린다. FIVB 공식 사용구 제조업체 미카사(MIKASA)와 배구 심판대·지주·네트를 만드는 업체인 쎄노 등이 빅 스폰서십을 맺고 있다. 20년 전부터 FIVB는 일본 배구의 눈치를 봐왔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일본 측은 국제 배구계 인사들과 풍부한 인맥 쌓기로 이어졌다. 뇌물 스캔들은 스포츠외교의 단골 메뉴가 됐다.

한편, 한국은 이날 프랑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1대3(25-23 25-27 16-25 15-25)으로 역전패했다. 3승1패 후 7연패. 스무살 전광인(성균관대)이 17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프랑스의 장신 블로커에 제대로 막혔다. 한국은 D조 3위를 유지했지만 2승9패(승점 8)를 기록한 조 최하위 프랑스에 2점 차로 쫓겨 잔류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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