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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와 오랫동안 우정을 나눈 우상혁(28·용인시청)은 국제대회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1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올해 커를 보면서 정말 많이 느끼고 배웠다"며 "2024년 가장 즐겁게 점프한 선수가 커다. 가장 좋은 결과도 커가 얻었다"고 총평했다.
우상혁은 커와 통산 맞대결에서 10승 8패로 앞섰다.
하지만, 올해에는 2승 3패로 밀렸다.
가장 중요한 파리 올림픽에서 커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우상혁은 7위(2m27)에 그쳐 아쉬움은 더 컸다.
지난해까지 커는 꾸준히 메이저 대회에 출전하지만, 메달은 획득하지 못하는 선수였다. 2022 세계실내선수권 동메달 외에는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우상혁은 4위(2m35), 커는 10위(2m30)를 했다.
우상혁이 우승(2m34)을 차지한 2022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선수권에서 커는 3위(2m31)에 올랐다.
2022 유진 실외 세계선수권에서 우상혁은 2위(2m35)를 차지했지만, 커는 예선에서 14위로 탈락했다.
하지만, 올해 커는 2월 글래스고 세계실내선수권에서 개인 최고인 2m36을 넘고 우승하더니, 실외 시즌에서도 정상을 지키며 파리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냈다.
우상혁은 커의 전략을 눈여겨봤다.
커는 파리 올림픽이 열리기 전 출전 대회 수를 조절한 다른 경쟁자와 달리 무려 11번이나 실전을 치렀다.
파리 올림픽 전에 9번 경기를 치른 우상혁도 출전 수가 많은 편인데, 커는 두 차례나 실전을 더 치렀다.
또한 커는 다이아몬드리그 등 긴장감 넘치는 주요 국제대회에 빠짐없이 출전하며 파리 올림픽 예행연습을 충분히 했다.
우상혁은 "커를 보면서 주요 국제대회에 자주 출전하는 게, 올림픽 같은 무대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됐다"며 "대회를 치르다 보면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다. 올림픽을 앞두고 커는 좋았을 때 기억을 꺼냈는데, 나는 최근 데이터가 많지 않았다. 커가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나는 아쉬운 성적을 낸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리 올림픽에서 우상혁이 2m31을 넘지 못했을 때, 커는 놀란 표정을 지은 뒤 우상혁을 포옹하며 위로했다.
잠시 후 우상혁은 점프 오프(연장전) 끝에 파리 올림픽 정상에 오른 커를 포옹하며 축하 인사를 했다.
8월 25일 실레지아 다이아몬드리그에서 만났을 때 커는 우상혁에게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은 꼭 네가 우승하라"고 덕담도 했다.
커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는 출전하지 않았고, 우상혁은 3위에 올랐다.
우상혁과 커의 친분이 깊어진 뒤, 1라운드에서는 우상혁이 승리했고, 2라운드에서는 커가 앞섰다.
도쿄 세계선수권이 열리는 내년에는 둘의 3라운드 절친 대결이 펼쳐진다.
우상혁은 "이제 커는 올림픽 챔피언 타이틀을 달고 경기에 나선다. 그동안 커는 높이뛰기를 정말 즐기면서 했다. 올림픽 챔피언 타이틀이 커의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며 "내년에도 커와 즐겁게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