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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패럴림픽] '꿈만 같은 패럴림픽 무대' 첫 출전에서 銀 따낸 배드민턴 최정만에게 '후회'란 없다

이원만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09-03 03:17


[파리패럴림픽] '꿈만 같은 패럴림픽 무대' 첫 출전에서 銀 따낸 배드민…
최정만이 2024년 파리패럴림픽 남자단식(WH1)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다. 최정만은 "후회없는 경기를 했다"며 은메달 획득을 크게 기뻐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파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정말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

'지고 속 좋은 사람 없다'고 했다. 눈 앞에 다가왔던 금메달은 멀어졌다. 아쉬운 마음이야 이루 표현할 수 정도였을 것이다.

그러나 최정만(45·대구도시개발공사)은 활짝 웃었다. 자신이 가진 힘과 기량을 전부 쏟아낸 싸움이었다. 그럼에도 졌다면 패배를 받아들일 수 밖에. 최정만은 말했다. "정말 후회없는 경기를 했다"고. 모든 것을 내던진 승부는 졌어도 후련한 법. 그래서인 지 최정만의 얼굴에는 아쉬움 보다는 만족감이 어려 있었다.


[파리패럴림픽] '꿈만 같은 패럴림픽 무대' 첫 출전에서 銀 따낸 배드민…
최정만이 2024년 파리패럴림픽 남자단식(WH1)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다. 최정만은 "후회없는 경기를 했다"며 은메달 획득을 크게 기뻐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배드민턴 국가대표 최정만이 자신의 첫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의 값진 성과를 만들었다. 최정만은 3일 새벽(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년 파리패럴림픽 배드민턴 남자 단식(스포츠 등급 WH1) 결승에서 중국의 취쯔모에게 세트스코어 0대2(3-21 7-21)로 완패했다.


[파리패럴림픽] '꿈만 같은 패럴림픽 무대' 첫 출전에서 銀 따낸 배드민…
최정만이 2024년 파리패럴림픽 남자단식(WH1)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다. 최정만은 "후회없는 경기를 했다"며 은메달 획득을 크게 기뻐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최정만이 상대한 중국의 23세 신성 취쯔모는 막강한 적이었다. 그는 불과 20세의 나이에 2020 도쿄패럴림픽 2관왕(단식, 복식)에 오른 중국의 샛별이다. 2022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도 남자단식과 복식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이에 앞서 만 18세인 2019년에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선정한 '올해의 남자 장애인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엘리트 코스의 꽃밭을 걸었던 1인자다.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최정만과는 다른 유형이다.

이미 최정만은 파리패럴림픽이 열리기 전부터 취쯔모를 '가상의 결승상대'로 삼고 있었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대회를 앞두고 만든 선수 소개책자에 실린 최정만의 파리패럴림픽 목표는 '중국 선수를 넘어서는 것. 그러면 우승이다!'라고 되어 있다. 여기에 언급된 '중국선수'는 취쯔모를 의미한다.

머릿 속으로 무수히 많은 가상의 대결을 펼치며 승리의 순간을 상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전은 생각만큼 되지 않았다. 취쯔모의 기량은 명불허전이었다. 결국 경기 시작 26분 만에 패배했다.

그렇다고 최정만이 대충 한 건 아니다. 그는 "후회는 없다. 정말 후회없는 경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아쉬운 부분이야 있겠지만,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도 있다.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다시 한번 최선을 쏟아 맞붙었다고 밝혔다.


[파리패럴림픽] '꿈만 같은 패럴림픽 무대' 첫 출전에서 銀 따낸 배드민…
최정만이 2024년 파리패럴림픽 남자단식(WH1)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다. 최정만은 "후회없는 경기를 했다"며 은메달 획득을 크게 기뻐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최정만은 정말 가진 걸 다 쏟아냈다. 그저 아직까지는 취쯔모에게 미치지 못했을 뿐이다. 그걸 알고 있기에 최정만은 경기 후 후련한 표정으로 취쯔모에게 축하의 악수를 건넸다. '패자의 품격'이었다.

그래도 이번 대회를 통해 최정만은 '꿈'을 이뤘다. 그는 "원래 패럴림픽 결승에 오르는 게 내 목표였다"면서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 도쿄 대회 때는 나가지 못했지만, 파리에서 패럴림픽에 처음 나가 입상까지 하게 돼 기쁘다. 이 사실이 내게는 그 무엇보다도 값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 최정만은 파리와 패럴림픽을 즐길 계획이다. 경기 일정을 다 마쳤기 때문이다. 그는 "꿈만 같은 무대다. 아주 잠시 동안이지만, 이 기분을 즐기고 싶다"고 했다. 이어 크게 웃으며 "일단 푹 자고 싶다. 그게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이라는 말을 남긴 채 떠났다. 올 때는 배드민턴 라켓 하나 뿐이었지만, 갈 때는 영광의 징표인 은메달이 최정만과 함께 했다.


파리(프랑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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