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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터치싸움에서 두 번이나 졌다. 내가 부족한 탓이다."
분통이 터지고, 화가 날 만하다. 그러나 조기성은 달랐다. 담담하게 패배를 인정하며, 준비가 좀 더 부족했다고 자책했다. 비록 파리에서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조기성은 최선을 다한 패배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스포츠맨십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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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기록 경기인 수영에서는 간혹 이런 일이 발생한다. 그래서 인지 조기성은 의연하게 패배를 받아들였다. 2일 개인혼영 150m 레이스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조기성은 "정확히 기록을 확인하진 못했는데, 아깝게 졌다고 들었다. 고 들었다"면서 "어쨌든 진 건 진 거다다"라고 아쉬움을 안으로 삼켰다.
조기성은 자신을 탓했다. "터치 싸움에서 두 번 다 졌다. 내가 부족한 탓이다. 나도 나름 많이 준비했지만, 3위를 한 (멕시코)선수가 아마 나보다 더 노력을 많이 했을 것이다." 냉철하고 객관적인 평가였다. 이 이상 어떤 말로도 이 '찰나의 패배'를 설명할 순 없다.
그래도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 7일 오후에 남자 배영 50m(S4등급) 예선에 마지막으로 출전한다. 조기성의 패럴림픽 마지막 레이스다. 그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를 내려놓겠다고 했다. 장애인 수영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벗고 싶은 마음이 크다.
조기성은 "원래는 앞에서 미리 메달을 따고 편안하게 마지막 경기에 임할 계획이었다. 배영은 내 주 종목이 아니다. 마지막 패럴림픽인 만큼 즐기고 싶은 마음에 주 종목이 아닌 배영 출전을 신청했다"면서 "열심히 하겠지만 즐긴다는 말씀은 못 드릴 것 같다"고 말했다. 담담하고 의연하게 '찰나의 패배'를 받아 들이려 했지만, 미처 가슴으로 소화하지 못한 아쉬움이 비집고 나왔다.
조기성은 결국 울먹이고 말았다. 그는 "국가대표를 하면서 그동안 많이 힘들었다. 2016년 리우패럴림픽 때 3관왕을 하면서 장애인 수영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면서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면서 패럴림픽 메달에 대한 간절함과 욕심이 더 커졌다. 그걸 떨쳐내지 못한 게 패인이었던 것 같다. 2020 도쿄 대회 때보다 훨씬 몸이 좋아서 기대를 많이 했다. (배형근) 감독님께 메달을 안겨드리고 싶었는데, 안타깝다"며 울음을 애써 참았다. '찰나의 패배'는 꽤 오랫동안 조기성의 기억에 남을 듯 하다.
파리(프랑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