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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한국 장애인태권도의 간판스타이자 사상 최초 '패럴림픽 메달리스트'였던 주정훈(30·SK에코플랜트)이 또 하나의 이정표를 만들었다. 패럴림픽에서 2회 연속으로 동메달을 획득하는 놀라운 쾌거를 만들었다. 주정훈이 한국 장애인태권도의 역사를 또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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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메달 결정전 때의 집중력이 앞서 4강에서도 나왔다면 결승까지도 바라볼 만 했다. 주정훈은 앞서 4강전에서 아쉬운 역전패를 허용했다. 멕시코의 루이스 마리오 나헤라를 만나 경기 초반 7-0까지 앞서 나갔다.
결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던 순간이다. 하지만 상대는 포기하지 않았다. 계속 접근 공격을 하며 주정훈을 추격했다. 7포인트 차이는 금세 좁혀졌다. 결국 연장으로 경기가 이어졌고, 주정훈이 8대10으로 역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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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주정훈은 '부상 때문에 동메달 결정전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나'라는 질문에 "솔직히 한 99번 정도 포기하고 싶었다. 그런데 옆에서 (김예선)감독님이 '나약한 소리 하지 마라.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기회다. 정신 차려라'고 계속 옆에서 이야기해주셨다"면서 "화장실에서 혼자 앉아 마음 정리를 했다. 그렇게해서 동메달 결정전에서 진다는 생각을 한 번도 안하고 나왔다"고 승리 비결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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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로 바쁜 부모 대신 어린 주정훈을 돌보던 외할머니 고(故) 김분선 씨는 이 사고 이후 평생 눈물을 달고 살아갔다. 아들 내외와 손자에게 늘 '내가 죄인'이라며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작 주정훈은 기억하지도 못하는 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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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21년에 열린 도쿄패럴림픽 때 동메달을 딴 주정훈의 소망은 이뤄지지 못했다. 치매에 걸린 외할머니는 주정훈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리고 몇 달 뒤 요양원에서 조용히 숨을 거뒀다. 주정훈은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외할머니가 임종 순간 외손자의 이름을 불렀다는 이야기만 전해들었다.
여전히 주정훈은 외할머니에게 메달을 보여드리겠다는 소망을 품고 있다. 파리패럴림픽을 마친 뒤 메달과 함께 외할머니가 평소 좋아했던 소고기를 잔뜩 사서 갈 계획이다. 외할머니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손자가 한국 패럴림픽 출전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는 것을. 주정훈은 한국 최초의 패럴림픽 태권도 메달리스트이자 2회 연속 메달리스트다.
파리(프랑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