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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이원만] "(금메달 획득의)좋은 기회였는데…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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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박성주와 장영진은 제대로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금메달 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워낙 컸던 탓이다. 특히 결승전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입을 모아 "너무 아쉽다"는 말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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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베테랑 에이스' 주영대(51)와 짝을 이뤄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파리패럴림픽을 앞두고 체력에 부담을 느낀 주영대가 단식에 올인하기로 하며 새 파트너를 만났다.
'대기만성'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박성주가 장영진의 새 짝꿍이 됐다. 2008년 교통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된 박성주는 이번 대회 전까지 패럴림픽은 물론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출전 경험도 없었다.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태극마크를 향해 성장했다. 박성주가 국제무대에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낸 건 2023년부터다. 파리패럴림픽 출전을 위해 1년간 무려 13개국을 돌며 국제 오픈에서 성적을 따냈다. 그리스오픈과 요르단오픈, 태국오픈에서 남자단식 1위를 차지했고, 일본오픈과 요르단오픈에서는 복식 우승을 차지했다. 이런 혼신의 노력 끝에 파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렇게 장영진의 새 파트너로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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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진-박성주조는 1번 시드를 받고 나섰고, 승승장구하며 결승까지 왔다. 공격적인 장영진과 안정성 있는 박성주는 조합도 완벽했다. "꼭 금메달 따겠다"고 했지만, 마지막 관문은 넘지 못했다. 그래도 한국 탁구대표팀 두 번째 은메달이다. 탁구는 파리패럴림픽에서 메달 5개(은2·동3)를 수확했다.
각 세트 중반부까지 팽팽한 접전 양상이 반복됐다. 1세트는 6-6 동점 상황에서 연이은 실수로 7-10으로 밀렸다. 장영진이 공격적으로 나서며 10-10 듀스까지 쫓아갔다. 긴 랠리 끝에 상대 기습 공격을 막지 못해 1점 내줬고, 실수까지 겹치며 1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2세트에선 반격에 성공했다. 8-7로 앞선 가운데 장영진이 강력한 스매시로 3연속 득점을 뽑아내며 세트를 매듭지었다. 3세트 7-8의 추격 상황이 펼쳐졌다. 여기서 박성주의 리시브와 장영진의 스매시가 연달아 네트 상단을 맞고 탁구대 밖으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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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박성주는 "파트너(장영진)는 자기 몫을 했다. 내가 너무 못했다. 상대가 공격하기 쉽게 잘 넘겨줬다. 거기서 분위기가 넘어가고 말았다. 아쉽다. 경기 중간에라도 개선했어야 했다. 노력은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렇게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최선을 다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면 아쉬움이 덜할 것 같다. 그게 아니다. 쉽게 넘겨주기만 했다. 그것 때문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고개를 숙였다.
장영진 또한 "정말 좋은 기회가 왔는데 놓쳤다. 너무 아쉽다. 고생한 파트너(박성주)에게 고맙다. 고생했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담담히 말했다. 제대로 고개를 들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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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프랑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