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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결국 터질 게 터졌다."
환희의 순간도 잠시, 안세영은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수상 소감 등을 얘기하던 중 작심한 듯 충격적인 발언을 곁들였다.
안세영은 "내 부상은 생갭다 심각했다. 대표팀이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대표팀에 많이 실망을 했다. XX선생님이 나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눈치도 많이 보고 힘든 시간을 보내게 한 것 같아서 미안하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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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성기를 달려야 할 젊은 선수가 금메달을 따자마자 국가대표 반납을 시사하면서까지 폭탄발언을 하자 한국의 올림픽 성공 분위기에 찬물이 뿌려졌고, 국내 팬들도 충격을 금치 못했다.
이에 배드민턴계에서는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탄식이 이구동성으로 나왔다. 한 관계자는 "안세영이 올림픽 출국하기 전에 주변에 운을 띄웠듯이, (금메달)성공해도, 성공하지 못해도 터뜨릴 것이란 우려가 많았는데 현실이 됐다"고도 했다.
스포츠조선 취재를 종합 하면 안세영은 파리올림픽을 준비하는 동안 협회 등과 내부적으로 적잖은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안세영은 유력한 금메달 후보이자, 세계 최정상급 선수여서 선수촌측이 특별히 전담 트레이너를 붙여 줄 정도였다.
안세영이 인터뷰에서 이름을 거명한 A씨가 전담 트레이너다. A트레이너와 안세영은 이른바 '합'이 잘 맞았고, 안세영도 자신의 부상 재활을 전담 관리해주는 A트레이너를 크게 믿고 따랐다.
하지만 선수촌 조직생활인지라, 보이지 않는 엇박자가 나기도 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게다가 파리올림픽에 동행하기로 했던 A트레이너의 파리행이 갑자기 무산되면서 안세영의 서운함이 가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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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일부일 뿐이다. 협회가 그동안 대표팀 관리 시스템이나 부상 선수 관리 과정에서 안세영의 요구 수준과 맞지 않아 내적 갈등이 누적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때 얻은 무릎 부상이 심각했지만 이후 협회의 관리 체계가 안세영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 못하면서 불신이 누적돼 왔다. 결국 안세영은 올해 초 이례적으로 협회에 자신의 요구사항까지 전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안세영의 요구를 수용할 것은 수용했지만, 대표팀 특성상 수용할 수 없는 요구도 적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온 것으로 볼 때 협회와 안세영간 반목은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파리 현장에서도 안세영의 불만에 기름을 끼얹은 '사건'이 있었다. 안세영이 파리에 입성한 지 이틀 만에 발목을 접질렀는데, 신속한 부상 대응 방식을 놓고 협회와 또 의견이 맞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다가 안세영의 요청한 한방 의료진이 뒤늦게 한국에서 파리로 급파돼 치료를 받게 됐다고 한다.
이처럼 온갖 악재가 겹치면서 '국가대표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올림픽 출전을 막으면 안된다. 협회가 모든 것을 막고 있는 것 같다'는 취지로 협회에 직격탄을 날리는 형국이 됐다.
한편 다른 관계자는 "그냥 오픈대회면 몰라도 올림픽 등 국제대회는 국가 대항전이다. 국가대표에게 출전 자격을 주는 것은 모든 종목 공통적인 현행 규정이다. 안세영의 지적은 협회에 대한 서운함이 그만큼 크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면서 "이밖에 다른 여러가지 문제를 놓고 보이지 않는 의견차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