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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협회 문제, 세영이가 잘처리할거다."
사실 안세영은 살가운 딸은 아니다. 그는 "집에 오면 엄마, 아빠한테 잘해준다. 애정표현은 없지만 웃음 하나에 모두가 녹는다"며 "이번 대회에서도 전화 한번 제대로 안했다. 워낙 대회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 자기 전에 카톡 하나 온다. '잘 이겨냈다'고 보내면 우리도 '잘했다' 한마디 보낸다"고 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유독 부담감을 느꼈다. 안씨는 "세영이가 긴장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올림픽이란 큰 무대를 앞두고 더 긴장한 것 같다. 결승전 전날 엄마한테 '잘하고 싶다'고 카톡이 왔다. 나랑 세영 엄마가 '잘하지 말고 준비한 것만 보여주라'고 다독였다"고 했다. 이어 "보는 내내 짠했다. 힘들게 준비하는 모습을 계속 봤다. 세영이의 목표가 이루어져서, 안다쳐서 감사하다"고 웃었다.
안세영은 금메달 획득 후 폭탄을 터뜨렸다. 대회 전부터 "마음 속에 있는 말이 있다"고 한 안세영은 "내 부상은 생각 보다 심각했다. 대표팀이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대표팀에 많이 실망을 했다. 수정샘이 나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눈치도 많이 보고 힘든 시간을 보내게 한 것 같아서 미안하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충격적인 말을 전했다.
안세영은 이어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대표팀을 나간다고 올림픽을 못하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 배드민턴은 단복식이 다르고 선수들의 자격도 박탈 당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협회는 모든 것을 막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을 하는 것 같고,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을거 같은데 금메달 하나 밖에 안나온 것을 돌아봐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 내용을 기사로 접했다는 안 씨는 "세영이가 협회랑 이야기를 할거다. 우리에게 이야기한 부분이 있는데, 내가 전할 부분은 아니다. 세영이가 협회와 합의점을 찾으면 된다. 세영이가 잘 처리할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