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띠동갑 닥공 복식조' 이상수(33)-조대성(21·이상 삼성생명·11위)가 만리장성의 벽에 또다시 막혔다.
1게임을 11-7로 먼저 따내며 기세를 올렸다. 중국 선수들의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2게임 판젠동의 저돌적인 네트플레이에 기세를 내주며 0-6으로 밀렸다. 3-11로 2게임을 내줬다. 3게임 0-4로 밀렸지만 리시브에서 안정을 찾으며 3-4, 4-5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이후 범실이 나왔고, 5-8까지 밀렸다. 이어진 눈부신 드라이브 랠리를 중국이 가져가며 5-9가 됐고 서브 미스가 겹치며 3게임은 5-11로 내줬다. 4게임은 대혈투였다. 이상수-조대성조는 3-0으로 앞서가며 흐름을 되돌렸다. 그러나 판젠동의 회전 강한 볼에 리시브가 흔들리며 2점을 내줬고, 이어 이상수의 닥공이 작렬하며 다시 4-2로 점수 차를 벌렸다. 이후 한국의 리시브 범실로 4-4 동점이 됐다. 그러나 이상수-조대성조는 기세에서 밀리지 않았다. 랠리를 이겨냈고 강공에 강공으로 맞서며 7-4, 8-5로 앞서갔다. 그러나 8-7, 1점 차로 쫓기던 시점, 작전타임 직후 세계 1위 판젠동조에게 8-9, 역전을 허용했다. 8-10, 매치포인트를 내준 상황, 끝까지 도전했다. 이상수, 조대성이 번갈아 득점에 성공하며 10-10, 듀스게임에 돌입했다. 이상수의 영리한 코스 공략으로 11-10으로 앞섰다. 12-10으로 4게임을 가져오기 직전 판젠동의 만화같은 진기명기가 이날의 승부수가 됐다. 이상수의 드라이브가 네트 포인트를 기록할 뻔한 순간, 판젠동이 네트로 떨어진 볼을 필사적으로 걷어올리며 엣지 득점을 가져갔다. 결국 12-14로 아쉽게 4게임을 내주며 게임스코어 1대3으로 석패했다. 직전 경기에서 독일 옵차로프조를 꺾고 첫 2대회 연속 결승행을 이룬 장우진-임종훈조와의 한솥밥 금메달 결승전이 아쉽게 무산됐다.
그러나 중국 세계 1-2위 선수가 포진한 최강조를 상대로 한치 밀리지 않은 경기력은 칭찬하기 충분했다. 한국 대표팀 맏형 이상수는 막내 에이스 조대성과 함께 나선 이번 대회에서 남자복식에서만 3번째 동메달을 따냈다. 1990년생, 한국 나이 34세의 이상수가 2013년 파리 대회 이후 지난 10년간 꾸준히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활약하며 단식 복식, 혼합복식, 단체전 전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한 사실은 실로 대단한 성과다. 또 '탁구천재'라는 별명과 함께 지난 3월 판젠동을 꺾으며 대한민국 남자탁구의 미래로 공인받아온 조대성은 긴 부상의 터널을 지나 세계선수권 무대 첫 메달을 신고하며 날아올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