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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2시간 전까지도 포기할까 했는데…."
이날 결선 무대에서 황선우는 8번 레인에서 물살을 갈랐다. 오전 예선에서 황선우는 1분42초44의 기록, 전체 26명의 출전선수 중 8위로 결선행 막차를 탔다. 예선 6위로 결선에 오른 '10대 라이벌'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가 바로 옆 7번 레인. 4번 레인엔 '도쿄올림픽 자유형 200m 금메달리스트' 톰 딘(영국)이 나섰다.
첫 100m 구간까지는 월드클래스 삼총사의 엎치락뒤치락 레이스지만, 중반 이후는 완전히 황선우의 독주였다. 마지막 175m턴을 1분27초00, 1위로 통과했고 마지막 25m구간(12초72)까지 흔들림없는 12초대 기록을 유지하며 1분39초72. 나홀로 40초 벽을 깨며 대회 신기록, 한국신기록, 아시아신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 롱코스 200m우승자' 포포비치가 1분40초86으로 2위, '올림픽 200m 금메달리스트' 톰 딘이 1분40초86으로 3위에 올랐다.
황선우는 2연패 직후 소속사 올댓스포츠를 통해 전해온 영상 인터뷰에서 "예선 때 터치 부분에서 실수가 나와서 두번째. 세번째 손가락이 꺾이게 돼서 붓고 통증이 심했다"고 털어놨다. "제가 너무 아파하니까 코치님들도 힘들 것같다면서 출전은 만류하셨다. 경기 2시간 전까지도 포기할까 했는데 예선 8위, 턱걸이로 결선에 올라가게 돼 '참고 한번 뛰어보자'고 나선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만족스러운 레이스였다"며 미소를 지었다.
1년 전인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쇼트코스세계선수권에서 메이저 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지 정확히 1년 만에 멜버른에서 꿈의 2연패에 성공했다. 다비드 포포비치, 톰 딘 등 월드클래스 라이벌들의 견제를 이겨내고 챔피언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황선우는 "멜버른 대회에서 또다시 금메달을 얻게 됐다. 작년 아부다비 쇼트코스 대회에 이은 2연패라서 오늘은 정말 제겐 뜻깊고 기분 좋은 날"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멜버른 경기장에도 한국 팬 분들이 많이 오셔서 응원해주셔서 힘을 얻었다. 한국에 계신 팬들께도 감사드린다. 많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보답해드린 것같아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더 좋은 모습, 더 좋은 성적을 보여주는 수영선수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