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100년전 조선체육회 창립,그날 선대 체육인들의 정신으로..." 대한체육회 100주년 기념식[현장리포트]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0-11-03 17:43


조선체육회 창립취지서 낭독<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보라, 반공에 솟은 푸른 솔과 대지에 일어선 높은 산을! 그 얼마나 웅웅하며 표표한고! (중략) 웅장한 기풍을 작흥하여 강건한 신체를 양육하여써 사회의 발전을 도모하며 개인의 행복을 기망할진대, (중략) 오인은 자에 조선체육회를 발기하노니 조선사회의 동지 제군자는 그래하여 찬할진저."

3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린 '대한민국 체육 100년 기념식', 1956년 멜버른올림픽 복싱 라이트웰터급 국가대표 황의경 선수(90)와 1960년 스쿼밸리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 국가대표 김경회 선수(80)가 떨리는 목소리로 1920년 7월 13일의 조선체육회 창립취지서를 낭독했다. 전쟁 직후 궁핍하던 시절,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세계 무대에 힘겹게 도전했던 20대 청춘이 80~90대 백발 성성한 노년이 됐다. 100년 전 일제 치하 체육인 선배들이 견뎌냈을 질곡의 세월과 대한체육회 100년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오버랩됐다. 현장 체육인들의 가슴이 먹먹해진 순간이었다.

이날 기념식에는 정세균 국무총리,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도종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유승민 IOC위원, 임오경, 이 용, 김승수, 배현진, 김승수 의원등 문체위 의원들과 정청래, 김형동, 김교흥 의원 등이 참석했다.


'대한민국 체육 100년 기념식' 참석한 정세균 총리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념사에 나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100년전 대한민국 체육의 역사가 시작됐다. 항일, 광복, 민주화의 과정을 거친 굴곡의 한민족사와 맞닿아 있는 가운데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것이 스포츠"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100년 위에 새 100년의 대계를 만들어나가겠다. 스포츠 참된 가치인 공정, 정의, 존중, 배려 최우선으로 우리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나가겠다. 스포츠 패러다임을 전환 동호인부터 전문선수까지 모든 국민이 스포츠를 통해 행복해지는 스포츠 시대,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악속했다. 이 회장은 최근 불거진 고 최숙현 사건 등 일련의 불미스런 사건과 상처를 직시했다. "스포츠 폭력 사건으로 체육인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 100년 역사 이면의 한계도 드러냈다. 다시는 이처럼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정과 쇄신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100년의 서막을 여는 오늘 선대의 뜻을 떠올린다. 선대의 유산을 기억해 끈질긴 도전과 혁신으로 다시 한번 위대한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온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제공=대한체육회

사진제공=대한체육회
정세균 총리는 축사를 통해 체육인들을 응원했다. "1920년 민족 체육의 기치 아래 조선체육회 세워지고 한 세기가 지났다. 지난 100년 체육은 우리 국민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줬다. 한계를 뛰어넘은 열정 노력에 국민은 감동했다. 수많은 선수들의 경기를 보며 함께 웃고 울었다.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갖게 됐다"고 치하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체육은 물론 경제 문화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거대한 도약의 기회가 됐다. 2018년 평창올림픽은 한반도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세계에 알렸다. 체육인들의 열정과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사랑하는 체육인 여러분, 32년 전 88올림픽을 지구촌 축제로 성공시켰던 이 자리에서 다시 새 100년을 시작한다. 사람 중심 체육,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체육, 국민과 함께하는 체육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학교체육의 선진화, 생활체육의 상생 발전 등 스포츠 혁신을 위한 정책을 내실있게 추진하겠다. 체육인 여러분과 힘을 합쳐 모든 국민들이 더 쾌적한 환경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스포츠선진국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체육 100년의 저력이면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힘을 실었다.

주호영 국민의 힘 원내대표는 "조선체육회의 탄생은 우리가 3·1운동을 통해 피로 얻어낸 성취였다. 일본 통치하의 체육활동은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이었다. 일본 선수와 당당히 맞선 우리 선수들은 언젠가 우리가 일제 통치를 벗어날 수있다는 희망의 불빛이었다"고 역사를 돌아봤다. "100년 역사에 어찌 그늘이 없겠나. 새 100년의 시작을 앞두고 한마음으로 새 각오를 다졌으면 한다. 이 자리가 대한민국 체육 새로운 100년의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새 100년의 장도를 축복했다.

도종환 문체위원장 역시 일제의 서슬이 퍼렀던 1934년 조선체육회장으로 선출된 체육인 민족지도자 몽양 여운형 선생이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향해 외쳤던 "조선사람을 죽일 수 있지만 조선민족은 죽일 순 없다. 잘 싸워라, 싸워서 꼭 이겨라. 이 나라는 어두워도 가슴속에는 광명을 안아라. 역사는 공정하게 심판할 것이다"라는 뜨거운 응원을 인용해 면면히 이어져온 대한체육 100년 정신을 기렸다. "대한민국 체육은 국가의 자랑이었고 국민의 자부심이었다. 그러나 최근 체육계에 대한 혁신과 변화의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 인권, 공정, 평등, 다양성,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모두의 스포츠, 선진화된 선수육성 체계 등 패러다임 전환으로 국민 행복을 견인하는 주역이 되길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날 100주년 기념식에서 대한체육회는 '스포츠를 통한 사람의 가치와 행복 실현'을 모토 삼고 새 100년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7대 중점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①인권과 공정성을 최우선하는 스포츠 환경, ②국민과 함께 숨쉬는 스포츠 프로그램, ③선진적 선수육성 및 대회운영 시스템, ④'월드 베스트' 국가대표 지원 플랫폼, ⑤체계적인 종합 스포츠 서비스 지원 체계, ⑥체육인의 생애주기를 반영한 교육지원센터, ⑦자율과 책임으로 발전하는 체육단체 등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는 '2020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으로 선정된 수영 레전드, 고 조오련(수영) 선수에 대한 헌액식이 진행됐다. 30여 년간 절친하게 지냈던 친구 곽경호씨가 대리수상했다.
올림픽공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