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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투혼을 불사르고 '풍운아' 이세돌은 떠났다.
덤 7집반에 2점 접바둑으로 열린 3국에서 이세돌 9단은 초반부터 공격적인 포석으로 NHN의 토종 AI 한돌을 압박했다. 하지만 의욕이 지나쳤을까. 좌하귀에서 거의 죽은 돌을 살리려다가 오히려 자신의 흑 대마가 몰살당할 위기에 처했다. 일찌감치 대국이 종료될 수도 있었던 위기 상황. 하지만 이세돌은 1선에 치중한 뒤 백 두점에 붙이는 기막힌 묘수를 발견해 흑돌을 살려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끈질긴 수읽기로 세계 바둑계를 호령해온 이세돌다웠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으나 이후에는 AI 한돌의 '무결점 행마'가 위력을 발휘했다. 1국에서 바둑의 기본 룰인 장문과 축을 이해못하는 착각을 범했던 한돌은 이날은 여유가 있었다.
12세이던 1995년 프로에 입단해 25년간 세계 바둑계를 호령해온 이세돌은 최고의 기량과 톡톡 튀는 입담과 행동으로 늘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2014년 필생의 라이벌인 중국 구리 9단과의 10번기를 펼쳤고, 2016년에는 인공지능 구글 알파고와 5차례 대국을 펼쳐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4국에서 '신의 한수'인 백 78수를 작렬해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인간으로 남았다. 유례없는 토종 AI와의 은퇴기념대국으로 마지막 불꽃을 사른 이세돌의 이후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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