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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진 동메달이다. 동료들이 어려운 경기를 잘해줘서 메달을 딸 수 있었다. 아쉽지만 마무리를 잘하게 됐다.
전날 준결승에서 태국에 일격을 당하며 꿈꾸던 2연패의 목표를 놓쳤다. 이날 동메달을 확정한 후 여자배구대표팀 에이스들은 서로를 껴안으며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김연경은 "눈물의 의미는 그동안 우리가 고생을 많이 했다. 훈련도 잘 준비했는데 잘 안나와서 속상했던 것도 있다"고 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선수들도 많았다. 마지막인 선수들이 눈물을 많이 흘렸다. 다시 뛰고 싶어도 못뛰는 아시안게임이기 때문에 감회가 새로웠다. 더 잘하고 싶은 욕심, 그래서 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대답하는 내내 씩씩한 김연경의 눈에도 눈물이 글썽였다.
이효희 등 노장 선수들이 마지막 투혼을 불살랐다. 체력적인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김연경은 "체력적인 것은 무시할 수 없다. 서른넘은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그것에 대해 할 말은 없다. 더 좋은 후배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4년 후 아시안게임 출전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았다. "4년 뒤에 저도 쉽지는 않겠지만, 모르겠다. 보탬이 되면 좋겠지만 언제까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후배들이 이끌어야 할 때가 올 것이다. 도움이 된다면 하겠지만 상황을 봐야한다"고 말을 아꼈다. .
"아시안게임은 몰라도 도쿄는 가야죠?"라는 마지막 질문에 '여제'는 "아마도!"라는 쿨한 한마디를 남기고 코트를 총총 떠났다. 절체절명의 한일전에서 나홀로 31득점을 책임진 월드클래스 배구스타 김연경을 향한 인도네시아 팬들의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