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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범위 내서 정부 정책에 따라 남북 단일팀을 검토할 수 있다."
국제 무대에서 남북의 체조인들은 오랜 세월 동안 이데올로기를 떠나 스포츠맨으로서의 우정을 쌓아왔다.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마주치면 비공식석상에서는 스스럼없이 인사를 나누는 사이다. 리우올림픽 현장에서 '북한 체조스타' 홍은정과 '한국 체조스타' 이은주가 다정한 셀카를 찍는 장면은 IOC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평화의 명장면'이 됐다.
체조협회 측은 남북 화해 무드 속에 단일팀 구성에 대해 대의적으로는 긍정하는 분위기다. 다만 선수들의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이야기했다. 세계 무대에서 남자체조는 한국이 다소 우위, 여자체조, 리듬체조는 북한이 다소 우위에 있다. 남녀 각 5명의 엔트리를 우세한 국가를 중심으로 '3대2'로 조정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
대한체조협회 관계자는 "남자체조의 경우 특히 신중해야 한다. 도마, 마루 등 양국이 잘하는 종목도 겹친다. 남자선수들에게 아시안게임은 병역 특례, 연금 점수 등이 걸려 있고 선수의 명예를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한 대회다. 4년간 아시안게임만 바라보고 땀흘려온 선수들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 쉽지 않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개인의 영광을 희생한 선수에 대한 배려와 보상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이 관계자는 "국익과 평화, 대의를 위해 남북 단일팀이 필요하다면 협회와 선수들은 당연히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적절한 보상 대책도 뒤따라야 한다. 단체전의 경우 기존 5명의 선수를 현장에 함께 가도록 하고, 예를 들어 단체전 메달이 나올 경우 희생한 선수들에게도 연금포인트 등을 부여하는 식의 실질적인 방법을 찾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한체조협회는 11월 제주도에서 개최하는 코리아컵 대회에 북한 초청을 추진중이다. 그 밖에도 남북 체조인들이 교류할 수 있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모색해나갈 것이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현장에서 북측 체조인들과 적극적으로 이야기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