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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리그 3연패' 안양 한라, 아시아 넘버1 반열에 오르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4-01 09:20



안양 한라가 새 역사를 썼다. 명실상부 아시아 최고의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한라는 31일 경기 안양빙상장에서 열린 오지 이글스(일본)와의 2017~2018시즌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3대1(1-1, 2-0, 0-0)으로 승리했다. 적지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한라는 홈 첫 경기인 3차전에서 충격적인 2대4 역전패를 당했지만, 결국 4차전에서 완승을 거두며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통합 5번째 우승이자 3연속 우승이었다. 아시아리그에서 3연패에 성공한 것은 한라가 처음이다.

한라는 1피리어드 6분21초 오지의 사토 쇼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전날 충격패의 후유증이 남아있는 듯 했다. 하지만 15분20초 김기성의 패스를 받은 김상욱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피리어드 들어 한라의 집중력은 더욱 높아졌다. 결국 2피리어드 시작 28초만에 역전골을 넣었다. 상대 선수 퇴장으로 얻은 파워 플레이에서 에릭 리건의 패스를 받아 김기성이 역전골을 터뜨렸다. 6분42초에는 이돈구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쐐기골을 성공시키며 우승을 자축했다.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는 챔프전 1, 2차전에서 2경기 연속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4골-1어시스트를 기록한 한라의 주장 김원중이 선정됐다. 2012년 이후 6년간 플레이오프 골이 없었던 김원중은 파이널 1차전에서 개인통산 첫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2차전에서도 2-2로 맞선 3피리어드 역전 결승골을 뽑아냈다. 4강 플레이오프 2차전 도중 상대 선수와 머리가 부딪히며 뇌진탕을 당한 와중에도 얻은 값진 MVP였다.

2015~2016, 2016~2017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정상에 서며 통합 우승 2연패를 달성한 한라. 올 시즌은 쉽지 않았다. 객관적 전력이야 최고로 평가를 받았지만,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관계로 정상적인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는 바쁜 스케줄로 체력저하가 두드러졌다. 그나마도 대표 선수들이 차출되면 상대 팀 엔트리보다 4~5명 적은 상태로 경기에 임했다. 신예들의 패기로 맞선 한라는 결국 사할린에 밀려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일본의 도호쿠 프리블레이즈를 3승1패로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한라의 상대는 오지 이글스. 정규리그에서 5위로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한 오지 이글스는 1라운드에서 닛코 아이스벅스를 꺾었다. 4강에서는 올 시즌 정규리그 1위 팀 사할린을 물리치고 파이널에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대표 선수가 모두 복귀한 한라는 거칠 것이 없었다. 적지에서 열린 1차전(5대3)과 2차전(5대2)을 싹쓸이 한 한라는 4차전을 잡아내며 전입미답의 고지에 올랐다. 특히 과거 한라가 쳐다보지도 못했던 일본의 명문팀들을 나란히 꺾고 챔피언에 오른 장면은 아시아 아이스하키의 지형도가 한라쪽으로 넘어갔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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