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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Live]"잘했다, 이상화!" 아름다운 銀! 고다이라 日여자빙속 첫金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2-18 21:32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미터 경기에 출전한 이상화가 18일 오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강릉=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2.18/

'빙속여제' 이상화(29·스포츠토토)가 아름다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에서 아시아 스케이터 최초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올림픽 3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화는 18일 오후 8시56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펼쳐진 평창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32·일본)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2010년 밴쿠버 금메달, 2014년 소치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안방' 평창올림픽에서 빛나는 은메달로 올림픽 3회 연속 메달 위업을 썼다.

이상화는 15조 아웃코스 스타트라인에 섰다. 일본 고 아리사와 나란히 경쟁했다. 14조의 고다이라가 인코스에서 36초95 (100m 10초26), 올림픽기록으로 1위로 오른 직후다. 이상화가 소치에서 세운 올림픽 기록을 넘었다. 고다이라와 경쟁한 11조의 브리타니 보우가 37초530의 기록으로 2위, 4조의 '1000m 금메달리스트' 요리엔 테르 모르스가 37초539의 기록으로 3위를 달리는 상황, "이상화! 이상화!" 함성이 강릉오벌에 울려퍼지는 가운데 이상화가 질주를 시작했다. 100m 구간에 승부수를 던졌다. 10초20의 호기록으로 통과했다. 고다이라보다 빨랐다. 36초36의 세계기록보유자, 올림픽 2연패에 빛나는 '여제' 이상화는 흔들림이 없었다. 7000여 안방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속에 마지막 아웃코스를 빠져나왔다. 혼신의 역주를 펼쳤지만 37초33, 0.39초가 모자랐다. 고다이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아름다운 역주에 강릉 오벌은 "이상화!"를 외치는 함성으로 가득 찼다. 최선의 레이스, 안방 팬들의 아낌없는 응원에 이상화가 허리를 숙이며 눈물을 쏟았다.




이상화는 지난해 무릎 부상, 하지정맥류 수술 후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애를 먹었다. 올시즌 고다이라와의 맞대결에서 열세였다. 밴쿠버올림픽에서 이종목 12위, 소치올림픽에서 5위, 평범한 스케이터였던 고다이라는 2014~2015년 네덜란드 유학 이후 확 달라졌다. 매일 사이클 150㎞의 강도높은 하체 훈련을 통해 지구력과 체력을 끌어올렸다. 낮은 자세로 시종일관 안정적인 스케이팅을 구사하며 '성난 고양이(Angry cat)'라는 별명도 얻었다. 2016~2017시즌 월드컵 시리즈 500m에서 8연승, 지2017~2018시즌 7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테스트이벤트로 열린 종목별 세계선수권에서도 우승했다.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도 이상화를 제치고 우승했다. 이상화는 7번의 맞대결에서 고다이라에 밀렸다. 고다이라는 지난해말 솔트레이크월드컵에서 36초50의 자신의 최고기록을 썼다. 데이터상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다.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미터 경기에 출전하는 일본 고다이라 18일 오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었다. 강릉=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2.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미터 경기에 출전하는 이상화가 18일 오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이상화 옆으로 고다이라 나오가 지나가고 있다. 강릉=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2.18/
이변은 없었다. '일본 최강 스케이터' 고다이라가 평창에서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일본 여성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상 첫 금메달이다. 일본의 빙속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1998년 나가노에서 금메달을 따낸 시미즈 히로야스가 유일하다. 고다이라는 지난 14일 밤 일본 여자 스케이팅 1000m에서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했었다. 세계기록(1분12초09) 보유자로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그녀는 1분13초82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요리엔 테르 모르스(네덜란드, 1분13초56)에 0.26초 뒤지며 금메달을 헌납했다. 다카기 미호와 나란히 2-3위에 오르며 일본선수 2명이 시상대에 오르는 진기록은 세웠지만 믿었던 금메달은 따지 못했다. 소치올림픽에서 빙속 노메달에 그쳤던 일본이 '주장' 고다이라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고다이라는 500m에서 금메달 부담감을 이겨내고 정상에 섰다.

비록 막판 대반전을 이뤄내지 못했지만, 이상화의 은메달은 값지다. 이상화는 목표의식이 확고한 선수다. '인생역전'을 꿈꿨던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21세 여대생은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연패의 부담감 속에 "나도 도전자!"라는 마음으로 겸허하게 준비했던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스물다섯의 '여제'는 2연패 꿈도 이뤘다. 스물아홉의 3연패 도전은 가장 외롭고 힘든 미션이었다. "평창은 내것!"이라는 주문을 외치며 안방의 얼음판을 마음을 다해 즐겼다. 행운의 빨간장갑을 끼고 2연패를 이뤄낸 이상화는 행운의 빨간모자, 빨간네일을 준비하고 각오를 다졌다. 부상과 시련을 딛고 일궈낸 평창에서의 마지막 올림픽 레이스, 이상화는 고다이라와 후회없이 진검승부했다. 3대회 연속 메달의 위업을 이뤄냈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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