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정현 4강]이젠 아시아 테니스 새역사 향해 '가즈아∼'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8-01-24 15:29


정 현. ⓒAFPBBNews = News1



'아시아 역대 최고 가즈아∼.'

1주일 전 정 현이 2018 호주오픈을 앞두고 "목표는 우승"이라고 말했을 때 22세 청년의 호기로운 출사표라 여기는 이들이 많았다.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봐도, 저변의 현실을 봐도 메이저대회는 '넘사벽'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정 현은 기적같은 일을 차근차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제 한국 최초의 쾌거를 넘어 아시아 정상까지 넘볼 태세다. 이제 그의 거침없는 도전에 의문부호는 다는 이는 거의 없다. '설마…'가 '할 수 있다. 가즈아∼'로 바뀐 형국이다.

정 현은 이미 한국 테니스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2007년 9월 US오픈 남자 단식의 이형택(42·은퇴) 이후 10년 4개월 만에 한국의 메이저대회 16강 진출을 이룬 그는 전 세계 1위였던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14위)마저 넘어버렸다. 세계 58위인 정 현이 어린 시절부터 롤모델로 삼아왔다는 살아있는 테니스 전설이 조코비치다.

정 현에게 브레이크는 없었다. 24일 벌어진 8강전에서는 샌드그린(27·미국·세계랭킹 97위)을 3대0으로 완파했다.

이형택 이후 첫 메이저대회 16강만으로도 "장하다"는 칭찬을 받기에 충분했는데 단박에 한국 최초의 메이저대회 8강에 이어 준결승 진출이란 금자탑을 세웠다.

이제 한국 테니스사에서 기록상으로는 이룰 만큼 이뤘다. 시선을 넓혀 아시아를 바라볼 때가 됐다. 아시아 최초의 기록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만약 정 현이 26일 준결승마저 뛰어넘고 결승행에 성공할 경우 아시아 테니스 역사상 메이저대회 최고성적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현재 아시아 선수 가운데 메이저대회 최고기록은 일본의 니시코리 케이(24위·일본)가 갖고 있다. 2014년 US오픈에서 준우승했다. 아시아 여자테니스에서는 리나(중국)가 2011년 프랑스오픈, 2014년 호주오픈을 제패한 적이 있지만 남자테니스는 아직 결승 진출이 유일한 최고 성과다.

3년 전 니시코리와 오늘날 정 현은 '조코비치 제물'이란 공통점이 있다. 니시코리는 US오픈에서 결승행 쾌거를 달성할 당시 준결승에서 난적 조코비치를 꺾고 올라갔다. 정 현은 이보다 빠른 16강에서 조코비치란 큰 걸림돌을 만났지만 성공적으로 헤쳐나갔다.

정 현은 아시아 최고 랭킹도 노려볼 수 있다. 현재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에서 아시아의 '넘버3'는 니시코리, 스기타 유이치(41위·일본) 그리고 정 현이다. 정 현은 이번 대회를 마치고 나면 랭킹이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랭킹 포인트 계산 방식으로 인해 니시코리가 한때(2015년) 기록했던 세계 4위까지는 당장 어렵지만 20위권은 바라볼 수 있다. 이번 대회에 부상으로 불참한 니시코리를 제치고 아시아 최고 랭커로 진입하는 것은 시간 문제인 셈이다.

이제 정 현은 아시아 테니스사의 영웅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