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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창원 U-20 축구대표팀 감독은 올해 첫 한-일전에서 '실리'를 택했다. 가위바위보도 져선 안 되는 올해 첫 한-일전의 무게를 고려해 필승 멤버를 꺼낼 법하지만, 이미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한 만큼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 및 백업 자원의 경기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는 1대1 무승부. 과감한 결정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골문에 불안함을 느낀 이 감독은 하프타임에 김민수를 빼고 홍성민(포항)을 투입했다. 경기 중 골키퍼를 교체하는 건 대단히 이례적인 결정. 경기가 원하는대로 풀리지 않던 후반 13분 박승수(수원) 김태원(포르티모넨스) 등 공격자원을 동시에 투입하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집 나간 경기력'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경기 막판 강한 전방 압박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38분 박승수가 문전으로 길게 넘겨준 공이 윤도영의 발에 닿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1분에야 골문이 열렸다. 조커 김태원이 페널티 지역 좌측 대각선 지점에서 골문 좌측을 노리고 찬 공이 그대로 골망에 꽂혔다. 지난 태국전에서 멀티골을 넣은 김태원은 2경기에서 3골을 꽂으며 U-20 대표팀의 새로운 해결사로 우뚝 섰다. 경기는 그대로 1대1 무승부로 끝났다. 김태원은 "한-일전에선 절대 질 수 없었다. 비긴 게 분하긴 하지만, 조 1위를 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U-20 대표팀의 목표는 확실하다. 우승이다. 한국은 2012년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U-20 대회(당시 U-19 챔피언십)에서 통산 12번째 우승컵을 차지한 뒤 13년째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2014년 미얀마 대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일본에 패하며 조기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번 한-일전은 U-20 레벨 선수들의 설욕전 성격도 띠고 있었던 셈이다. 한국은 이후 2016년 바레인 대회 조별리그 탈락, 2018년 인도네시아 대회 준우승, 2023년 우즈베키스탄 대회 공동 3위에 그쳤다. 2014년부터 지난 2023년 대회까지 카타르,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이 줄줄이 우승컵을 들었다. 이 감독의 초점은 애초부터 8강 너머에 맞춰졌다. 우즈베키스탄에선 주력이 총출동해 승리 사냥에 나설 전망이다. 우즈베키스탄을 꺾으면 26일 사우디아라비아-중국전 승자와 준결승에서 만난다. 일본은 이란, 호주는 이라크와 8강전에서 격돌한다. 결승전은 3월1일에 펼쳐진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