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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큰 착각이었다. 진짜 승부의 막이 오르는 순간이었다.
2피리어드가 끝날 때까지만 해도 패색이 짙었다. 박상영은 '아빠 뻘' 베테랑 임레와의 대결에서 경기 초반 연거푸 점수를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2피리어드를 9-13으로 크게 밀린 채 마무리했다. 조심스럽지만, 정상까지 단 2점만 남겨놓은 임레의 우승 가능성을 점쳤다.
위기의 순간. 막내가 무서운 힘을 발휘했다. 파벨 수코브(러시아), 엔리코 가로조(이탈리아), 맥스 하인저(스위스)에 이어 4강에서 벤자민 스테펜(스위스)까지 제압하고 결승에 오른 박상영은 3피리어드 시작과 동시에 집중력을 발휘했다. 탐색전을 벌이던 박상영은 나비같이 날아 벌같은 스텝으로 날아가 1점을 빼앗았다.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다 겪은 임레는 곧바로 1점을 만회하며 14점 고지에 올랐다.
박상영은 한국 남자 펜싱의 기대주였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나 막내는 막내였다. 당시 박상영은 우승이 확정된 뒤에도 믿기지 않는 듯 한동안 머리만 긁적였다. 스포트라이트가 어색한듯 쑥스러운 웃음만 남겼다.
스무살. 큰 시련이 찾아왔다. 지난해 3월 전방 십자인대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리우 대회 출전마저 불투명했다. 힘겨운 재활을 이겨낸 박상영은 한 뺨 성장했다. 그리고 그 힘은 위기의 순간 발휘됐다. 박상영은 벼랑 끝 상황에서도 끈기와 집중력을 발휘해 대선배를 누르고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훌쩍 큰 막내는 2016년 리우올림픽을 빛내는 별로 떠올랐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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