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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의 통합우승' 안양 한라, 기적의 드라마로 아시아 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4-03 19:47



안양 한라가 6년만에 아시아리그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안양은 3일(한국시각) 러시아 사할린 크리스탈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사할린과의 2015~2016시즌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플레이오프 파이널(5전3선승제) 5차전에서 3대2 승리를 거뒀다. 안양은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2010년 이후 아시아리그 통합우승(정규리그-플레이오프)을 달성했다.

기적 같은 우승이었다. 안양은 홈에서 열린 초반 3연전에서 1승2패로 열세에 몰렸다. 2차전에서 종료 57초 전 동점골을 허용한데 이어 연장에서 골든골로 2대3 역전패한게 컸다. 3차전에서도 무기력하게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안양은 이번 아시아리그 사할린 원정에서 3연패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세계 최고의 리그인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을 경험한 티모페이 시스카노프 등이 포진한 사할린은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안양의 절대 열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안양은 두번의 드라마를 쓰며 아시아를 제패했다. 사할린의 아이스하키 열기는 대단했다. 1000여석의 경기장을 가득 메운 사할린 팬들은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25명으로 구성된 안양 응원단의 목소리가 묻혔다. 하지만 안양의 집중력이 한수위였다. 2일 열린 4차전이 분수령이었다. 매경기 선제골을 내줬던 안양은 강한 압박으로 상대 공격을 봉쇄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투지와 집중력이 돋보였다. 종료 6초를 남겨둔 3피리어드 19분54초, 브락 라던스키의 극적인 팁인 골이 터졌다. 라던스키의 하이 스틱 여부를 두고 상대 벤치에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초조한 3분이 흘렀고 결국 득점으로 인정됐다. 숨죽였던 40여명의 안양 팬들과 관계자들이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4차전을 1대0으로 잡은 안양은 5차전마저 잡아냈다. 안양보다 한뼘이 큰 사할린 선수들은 거친 몸싸움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양 팀 선수들은 링크 곳곳에서 주먹다짐을 벌였다. 마이크 테스트위드가 28초만에 매치페널티로 남은시간 퇴장을 당했다. 부상자도 속출했다. 안양은 상대의 도발에 흔들리지 않았다. 1피리어드 5분17초 신상훈이 선제골을 넣었다. 2피리어드 들어 사할린의 반격이 거셌다. 4분8초 에레민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베테랑 박우상이 나섰다. 8분11초 집중력을 잃지 않고 상대의 퍽을 뺏어 득점에 성공했다. 15분43초에는 신상우가 추가골을 넣었다.

안양의 승리로 끝날 것 같던 경기는 3피리어드 들어 요동쳤다. 9분35초와 12분35초 사할린의 연속골이 터지며 승부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연장이 예상되던 18분, 이번에는 신상우가 드라마를 썼다. 골문 앞에서 절묘하게 방향을 바꾸는 슈팅으로 결승골을 뽑았다. 안양은 종료 20초전 김기성의 쐐기골마저 터지며 5대3 승리를 거뒀다. 6년만의 아시아리그 통합우승, 안양의 집념이 만든 드라마였다.


사할린(러시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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