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거침없이 하이킥!" 홍대부여고 여학생들의 유쾌한 킥런볼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10-20 05:19


학교체육 '킥런볼'
홍대부속여고 학생들이 '킥런볼'을 즐기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0.08

학교체육 '킥런볼'
홍대부속여고 학생들이 동영상으로 '킥런볼'을 배우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0.08

학교체육 '킥런볼'
홍대부속여고 학생들이 '킥런볼'을 즐기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0.08

학교체육 '킥런볼'
홍대부속여고 학생들이 '킥런볼'을 즐기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0.08

학교체육 '킥런볼'
홍대부속여고 학생들이 '킥런볼'을 즐기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0.08

학교체육 '킥런볼'
홍대부속여고 학생들이 '킥런볼'을 즐기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0.08

"나이스 킥!"

10월 중순 가을햇살이 쏟아지는 홍대부여고 운동장, 1학년들의 4교시 체육시간, 파란 천연잔디 위에서 김현우 체육교사가 진행하는 '킥런볼' 수업이 한창이다. 1번 키커가 대형 볼 앞에 섰다. 볼을 세워 빙글 돌린 후 아랫부분을 강하게 올려찼다. 수비수의 키를 훌쩍 넘겨 볼이 날아가자, 하이톤의 소녀들이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킥런볼은 발야구의 럭비를 섞어놓은 듯한 '뉴스포츠' 종목이다. 팀당 10명의 선수들이 7회동안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한다. 야구와 똑같이 '3아웃 체인지' 룰이다. 공격팀은 볼을 차올린 후 정해진 22m 코스를 2바퀴 회전한 후 공격용 베이스를 밟으면 1점을 획득한다. 수비팀이 공을 바운드시키지 않고 잡을 경우 곧바로 수비베이스를 밟으면 곧바로 아웃이 선언되지만, 설령 공을 놓치더라도 낙담할 필요는 없다. 10명의 선수가 두 다리 사이로 볼을 빠르게 패스해, 최종수비수까지 전달한 후 수비 베이스를 밟으면 아웃이다. 타고난 킥력과 캐치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모두가 합심해 두 다리 사이로 일사불란하게 공을 옮기는 패스워크, 즉 협동심이다.

이날 수업은 '스마트'한 융합 교육방식으로 진행됐다. 김 교사는 '킥런볼'의 경기규칙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았다. 둥글게 둘러앉은 조별로 태블릿 PC를 나눠주고 동영상을 5분간 시청하게 했다. "재밌겠다!" "아, 저렇게 다리 사이로 공을…." 핑크, 블랙, 그린의 조끼를 나눠입은 소녀들이 조잘조잘 이야기를 나누며 동영상을 응시했다. 동영상 시청 후 각조 대표가 일어서서 '킥런볼' 주요 규칙을 발표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발야구, 럭비하고 비슷해요." "공을 차고 공격팀이 달려요. 빙글빙글 돌고, 달리고, 수비팀은 공을 잡아요." "다리 사이로 공을 빠르게 패스해요." 유쾌한 이론수업이 끝난 후 기본기 '실습'이 시작됐다.

조별 단합력을 높이기 위해 '킥런볼'을 바통처럼 들고 달리는 릴레이 경주가 시작됐다. 이어 공을 들고 옆으로 스텝을 밟으며 달리는 릴레이 '조별 대항전'이 이어졌다. 여학생들의 승부욕은 뜨거웠다. 장난기 넘치는 '편법'이 난무했지만, 뒤로 빼는 여학생은 없었다. 1등으로 들어온 블랙 조끼 팀이 "와!" 환호했다. "유빈아, 힘내!" 한발 늦은 친구를 향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따가운 햇살 속에 한바탕 땀을 흘린 여학생들을 위해 김 교사는 '쿨링타임'을 적용했다. "자, 5분간 물 먹고, 손 씻고, 휴식!"

꿀맛 휴식 후 킥런볼에 필수적인 킥 훈련이 시작됐다. 축구선수 출신의 김 교사가 직접 인사이드, 아웃사이드 킥을 가르쳤다. 팽이처럼 빙그르르 공을 돌린 후 쏘아올린 공이 펜스를 넘겼다. 선생님의 멋진 시범에 소녀들이 열광했다. 라텍스와 나일론 재질로 만들어진 50cm의 대형 '킥런볼' 공은 매력적인 비주얼을 가졌을 뿐 아니라, 말랑말랑해서 맞아도 아프지 않다. 공을 두려워하는 일부 여학생들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교구다. 공수 교대로 1회를 마친 후 점심시간 종이 울리자, 볼이 발갛게 상기된 여학생들의 얼굴엔 미소가 넘쳤다.

최다영양(16)은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축구를 배워서 킥런볼처럼 차는 종목은 자신있다. 공이 예쁘고 신기해서 흥미가 더 생긴다"며 웃었다. "우리반 아이들은 특히 체육시간을 좋아한다. 선생님이 물 먹는 시간도 주시고, 여학생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시고, 멋지게 시범도 보여주시니 체육시간이 정말 재밌다"고 했다. 소통하고 공감하는 체육시간에 대한 만족감도 표했다. "확실히 동영상으로 한번 보고 공을 만지면 도움이 된다. 오늘은 첫 시간이라 좀 힘들었지만, 다음 시간에 한번 더 하면 훨씬 잘하게 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김현우 교사(26)는 "여학생들을 위한 수업은 달라야 한다. 기존의 발야구, 피구가 아닌 다양한 스포츠 체험을 하게 해주려고 교사로서 많이 노력한다"고 했다. "킥런볼, 점프밴드, 킨볼 등 교구를 활용한 뉴스포츠는 여학생들을 체육활동으로 이끄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서울시교육청 주최, 데상트스포츠재단과 학교체육 전문 솔루션 회사 위피크가 주관하는 아침체육 활성화 프로그램 '무브 스포츠(Move Sport)'를 통해 지원받은 다양한 교구들을 정규 수업시간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킥런볼, 티볼, 소프트 발리볼 등을 통해 체육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를 키운 후 축구, 야구, 배구 등 전통 스포츠로 넘어가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여학생들은 특히 공감하고 소통하는 체육수업이 중요하다. 몸이 안좋아 뛰지 못하는 학생들은 영상 촬영, 일지 기록 등 역할을 줘서 한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체육시간을 만드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의 선생님들도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끊임없이 배워야한다. 여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더 많아지고, 교사 연수의 기회도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덧붙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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