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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경기중 코칭스태프의 선넘는 행동이 나왔다. 배구계는 물론 팬들의 분노도 쏟아지고 있다. 축하받아야할 승자의 마음만 상처입었다.
흥국생명의 다니엘레 수석코치가 정해진 '선'을 넘었다. 상대 코트 진영으로 넘어온 그는 고희진 감독을 향해 허리를 숙인 채 뭐라 말을 건넸다.
순간적인 상황에 깜짝 놀란 흥국생명 스태프가 황급히 달려와 코치를 '끌고' 갔다. 고희진 감독은 황당한 표정으로 항의를 이어갔지만, 추가적인 행동은 취하진 않았다. 경기 후 취재진의 설명 요청에도 "당황스럽다. 일어나지 말아야할 일이다. 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연맹이나 구단에서 잘 처리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날 경기는 부키리치와 메가가 맹활약한 정관장의 세트스코어 3대1 승리로 끝났고, 흥국생명의 연승 행진은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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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에 대해 정관장은 18일 오전 한국배구연맹(KOVO)에 항의차 공문을 발송했다. 정관장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해당 상황에 대해 아무런 징계가 나오지 않았다. 연맹 차원에서 (징계 여부를)검토해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흥국생명 역시 "다니엘레 코치는 조롱의 의도가 아니었다고 하지만, 내용과 별개로 잘못된 행동이다. 정관장 구단과 고희진 감독에게 죄송하다. 사과를 전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맹은 해당 논란에 대한 입장을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다. 다니엘레 코치에 대한 상벌위원회 개최가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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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코치가 경기 도중 상대팀 감독에게 직접 (긍정적이진 않을)말을 건넸다. 둘째, 이 과정에서 해당 코치는 상대 코치진의 영역, 코트 너머로 넘어왔다는 점이다.
두 가지만으로도 다니엘레 코치가 징계를 받아야할 이유는 충분하다. 배구계에선 "심판이 해당 코치에게 최소한 세트 퇴장만 명했어도 지금과는 상황이 많이 다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니엘레 코치는 V리그에 오기 전에도 10년 넘게 풍부한 경력을 지닌 배구 지도자다. 그가 왜, 그 긴 세월 동안 단 한번도 하지 않았던 행동을 했을까. 아무리 격앙된 상황이었다곤 하나 '지금, 이곳(V리그 흥국생명)에선 그래도 된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지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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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다니엘레 코치의 돌발 행동은 말그대로 V리그 20년 역사상 처음 벌어진 일이다. 모든 것을 밖에서 지켜보던 해설위원조차 "처음 겪는 일이라 어떻게 말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당황할 정도. 현장에서 직접 겪은 심판이 순간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기 힘들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인 이상 다니엘레 코치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정확히 들리지도 않았고, 말 그대로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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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코치의 잘못된 행동과 그로 인한 여파로 리그 최강팀의 연승을 끊고 저력을 보여준 정관장의 승리는 축하받지 못하고 있다. 김연경을 비롯해 올시즌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흥국생명 선수단의 명예도 먹칠을 당할 위기다. 연맹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