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26)이 21일 밤 일본 도쿄로 출국했다.
박태환은 24일부터 일본 도쿄 하치오지시 인근 호세이대에서 이 대학 수영팀과 함께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박태환은 지난 6월1일부터 서울 방이동 올림픽수영장 '노민상 꿈나무 수영교실'에서 중고등학교 선수들과 함께 매일 저녁 6~8시, 하루 2시간씩 물살을 갈라왔다. 도핑 파문 이후 징계중인 박태환에게 허용된, 유일한 수영장이었다. 단 하루도 쉬지 않았고, 단 1분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과 공간, 훈련 파트너, 조건의 제약으로 인해 충분한 훈련량을 소화할 수 없었다.
박태환은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도 절대 훈련양 부족을 아쉬워했다. 지난 8월 전미수영선수권,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를 언급했다. 음주운전 파동 이후 돌아온 펠프스는 접영 100, 200m, 개인혼영 200m에서 올시즌 세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박태환은 "펠프스를 보며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지만, 훈련과정은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펠프스가 밥 바우먼 코치 밑에서 8개월 동안 엄청 열심히 했다고 들었다. 나는 하루에 겨우 2시간, 6㎞ 훈련한다. 호주 훈련 때의 절반 수준이다. 강도를 더 높여야 하는데…"라며 아쉬움을 표했었다. 국내에선 100% 훈련을 할 수 있는 장소도 방법도 찾지 못했다. 제약이 많았다. 고심 끝에 일본행을 결정했다. 내년 3월 국제수영연맹(FINA)의 징계기간이 끝나고, 내년 1월이면 해외훈련 징계가 풀린다. 올림픽 출전과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지만, 박태환은 명예회복을 위해 한시도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을 드러냈다.
박태환은 올해 12월까지 3개월간 나홀로 일본 전지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추석 연휴, 자신의 생일(27일)을 뒤로 한 채 도쿄행 비행기에 올랐다. 호세이대 근처에 작은 집을 구했다. 매니저, 체력 담당 트레이너와 생활하게 된다. 노민상 감독은 전국체전 훈련을 마무리한 후 박태환의 일본 훈련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호세이대는 일본의 수영 명문대다. 지난 2007년 말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박태환이 4주간 전지훈련을 한 적이 있는 기분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박태환은 '베이징 금메달 프로젝트'를 실현한 그 수영장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조용히 자신의 미래를 준비할 예정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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