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국에는 입시에요. 취업까지 연동되면 더더욱 좋죠."
대한민국에서 '입시 반영'은 해당과목 활성화를 시키기 위한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다. 대학입시 반영으로 학교체육의 정상화 및 내실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문제는 반영 방법이다. 현행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는 창의적 체험활동 기입란에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을 기재한다.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은 '동아리활동'으로 기재된다.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도 봉사활동처럼 세부사항을 기재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학생부 항목 간소화'라는 정책 기조에 배치된다는 우려도 있다. 학생부에 항목 한줄이 추가할 때마다 입시 현장, 사교육 현장이 요동치고, 과목별 형평성 등 부작용이 생긴다는 현실적 우려다.
당장 정책 변화가 어렵다면 학생부종합전형(입학사정관제)을 통한, 각 대학의 자율적 정책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몇몇 대학에선 이미 스포츠활동에 대한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다. 이화여대 건강과학대의 경우 체육 전공에 한해서 2017년부터 스포츠클럽활동에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숙명여대도 입학사정관들이 면접시 스포츠활동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학교체육활동이 대학입시에 반영되어 왔다. 미국의 경우 명문대에 가기 위해서는 운동부 활동 등의 기록이 필수다. '학생 회장'보다 '운동부 주장'이 더 높게 평가된다. 최근 들어 중국 역시 대학입시에 체육 활동 기록을 적극 반영하기 시작했다. 학교체육의 입시 반영으로 다양한 인재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글로벌 융합 인재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할 수 있다. 여대, 체대, 국립대, 사범대, 교대 등이 우선 도입해 분위기를 선도할 필요가 있다.
대학뿐 아니라 기업 공채에서도 스포츠 리더를 우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면 연계성, 파급력은 증폭된다. 삼성이 2012년 하반기 공채 때 '스포츠 활동에 대한 우대 원칙 검토' 입장을 밝힌 후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이 급증했던 것은 좋은 예다. 단순히 사회적 이슈가 아닌 기업의 발전을 도모 하기위해서라도 '건강한 인재'를 찾아야 한다.
요즘 대학생들은 말그대로 '스펙의 노예'다. 토익, 토플 등 각종 시험 준비에 업무에 필요없는 자격증까지 따기 위해 밤낮을 소비한다. 그러나 정작 기업에서는 인재가 없다고 하소연을 한다. 체육에 답이 있다. 미국의 뮤추얼 펀드 회사 오펜하이머는 흥미로운 보고서를 공개했다. 무려 82%의 여성 경영자들이 학창시절 팀스포츠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7만5000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여성 경영자들의 절반 이상이 자신을 '운동선수 혹은 운동 마니아'로 규정했다. '건강한 아이디어는 건강한 신체에서 나온다'는 너무도 흔한 진리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결국 기업을 넘어 시대가 필요한 인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렸을때부터 '양성평등' 체육의 습관이 몸에 배야 한다. 축구, 농구 등 팀 스포츠는 그 자체로 사회와 인생의 축소판이다. 스포츠를 통해 규율, 승복, 존중을 배운다. 선택과 도전을 통해 판단력과 순발력을 얻고, 협동을 통해 희생과 헌신의 정신을 배운다. 지난해 EY프레스는 '여성, 스포츠, 리더십'과 관련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럽, 미주, 아시아의 400명의 최고경영자(CEO) 레벨 여성에게 운동이 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물었더니 무려 74%가 '스포츠 경험이 리더십을 키우는데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세계 2위의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의 부회장이자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이름을 올린 베스 브룩은 "스포츠는 절대 교실에서 배울 수 없는 무형의 리더십을 가르쳐 준다"고 했다. 그녀는 학창시절 농구선수로 활약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