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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연합'양하은-쉬신 혼복金!한국 26년만의 금메달!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5-01 22:52



'한중 연합' 양하은-쉬신조가 쑤저우세계탁구선수권 혼합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양하은-쉬신조는 1일 밤(이하 한국시각) 중국 쑤저우 인터내셔널 엑스포센터에서 펼쳐진 쑤저우세계선수권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일본의 요시무라 마하루-이시카와 카스미조를 4대0(11-7, 11-8, 11-5, 11-9)으로 꺾고, 꿈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요시무라-이시카와조는. 16강전부터 준결승까지 이상수-박영숙(한국), 박신혁-김혜성(북한), '디펜딩 챔피언' 김혁봉-김정(북한)조를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왼손 에이스 쉬신은 전날 경기중 왼쪽 어깨를 다쳤다. 이날 단식 16강전에서 어깨 통증으로 인해 후배 황보에게 풀세트 접전끝에 패했다. 부상에도 개의치 않았다. 혼합복식 금메달에 사활을 걸었다. 1세트, 쉬신의 불꽃 드라이브가 잇달아 작렬했다. 11-7로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 일본조의 반격이 거셌다. 7-7 상황에서 쉬신이 또다시 해결사로 나섰다. 연거푸 2개의 공격을 성공시켰다. 양하은의 날카로운 드라이브를 요시무라가 받아내지 못했다. 11-8로 2세트도 가져왔다. 4-3, 한포인트를 앞서던 상황에서 양하은이 찬스볼을 놓치지 않고 내리꽂았다. 양하은의 공격에 요시무라의 공이 높이 떴다. 이어진 쉬신의 공격에 이시카와가 속수무책 손을 쓰지 못했다. 순식간에 7-3으로 점수가 벌어졌다. 11-5로 승리했다. 4세트 쉬신의 드라이브, 리시브는 완벽했다. 모든 공을 받아치고, 모든 공을 받아냈다. 마지막세트를 11-6으로 따냈다. 4대0 완벽한 승리였다. 쉬신과 양하은이 따뜻하게 포옹했다.

'안방' 중국 취재진의 관심도 지대했다. 쉬신, 양하은의 훈련현장에서 일거수일투족을 밀착취재했다. 다국적 연합군은 국제탁구연맹(ITTF)이 이번 대회 야심차게 선보인 깜짝 흥행카드였다. '세계 최강' 중국의 메달 독식을 막고, 탁구의 재미와 인기를 끌어올리는 흥행요소로 복식 종목에서 1명의 선수는 중국 톱랭커와 손발을 맞출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남자복식에서는 세계 1위 마롱과 독일 베테랑 에이스 티모볼의 '명품 조합'이 탄생했다. 여자복식에서는 루마니아 에이스 엘리자베타 사마라와 헝가리 에이스 조르지나 포타가 짝을 맞췄다. 중국의 리샤오단은 태국의 난타나 콤웅과 함께 나섰다. 프랑스 에이스 엠마뉘엘 르베송도 중국 여자 에이스 첸멍과 나란히 혼합복식에 출전했다. 그러나 연습량이 부족하고 의사소통이 힘든 대부분의 조가 조기탈락했다. 양하은-쉬신조만 유일하게 결승까지 살아남았다.

한중 연합은 단순한 '흥미용' 이벤트가 아니었다. 중국이 한국과의 혼합복식에 이례적인 관심을 기울였다. 매경기 직전 쉬신은 1시간씩 훈련장을 찾아와 양하은과 손발을 맞췄다. 류궈량 중국 감독도 지대한 관심과 정성을 쏟았다. 준결승 전날 연습장에서 직접 라켓을 들고 볼박스에 나섰다. 중국 탁구스타 자오즈민과 '한-중 핑퐁커플 1호'인 안재형 코치가 류궈량 감독과 나란히 벤치에 앉아 소통을 도왔다. 귀화 에이스로 세계선수권 출전이 불가한 전지희(포스코에너지)의 헌신도 눈에 띄었다. 양하은의 훈련 파트너 겸 통역사를 자청했다. 훈련장에선 한-중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한-중 듀오'의 금메달 꿈을 향해 한마음으로 똘똘 뭉쳤다.

결승전 직전 양하은과 쉬신, 류궈량 감독과 안재형 코치, 박지현 여자대표팀 코치, 박상준 코치가 한자리에 모였다. 류궈량 감독은 쉬신과 양하은에게 "스스로의 능력을 믿어라. 너희가 일본 팀보다 앞서 있다는 걸 믿으라"고 주문했다. 양하은에게 "자신감 있게 치면 된다. 쉬신이 알아서 다 받아칠 것이니, 긴장하지말고 편안하게 하고 싶은 걸 다하라"며 사기를 북돋웠다. 쉬신 역시 양하은에게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언제든 사인을 보내라"고 했다. 세계 최고의 복식 에이스답게 파트너를 먼저 배려하고 격려했다. 위기 때마다 세계 최강의 왼손 에이스 쉬신은 강력한 드라이브로 맞섰다. 양하은 역시 안정적인 것만 추구하며 위축되기보다는 자신감 있게 자신의 몫을 해냈다.

인천아시안게임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쉬신과 인천아시안게임 여자단식 동메달리스트 양하은이 나란히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쉬신-양하은조는 세계선수권에서 국적이 다른 선수끼리 우승한 최초의 혼합복식조로 기록되게 됐다. 한국의 혼합복식 금메달은 1989년 도르트문트 대회 유남규-현정화의 우승 이후 26년만이다. 한국선수의 세계대회, 올림픽 등 메이저 대회 금메달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유승민의 남자단식 금메달 이후 처음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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