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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의 신' 양학선(22ㆍ한체대)이 국제체조연맹(FIG) 난닝세계선수권 도마 3연패의 위업을 눈앞에서 놓쳤다.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지속된 컨디션 난조가 뼈아팠다.
아시안게임을 마치자마자 이틀만에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햄스트링에 물이 찼다는 진단을 받았다. 현지에서 2주간 컨디션 조절에 전념했다. 리세광(북한)는 물론 런던올림픽 은-동메달리스트인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 이고르 라디빌로프(우크라이나) 등 경쟁자들이 총출동한 대회, 양학선은 이를 악물었다.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었다.
양학선은 지난 3~4일 예선에서 '여2(난도 6.0, 앞돌아 몸펴 앞공중 돌며 2바퀴반 비틀기)'와 '로페즈'를 연기했다. 평균 15.449점, 예선 1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행을 확정했다. 아블랴진, 리세광이 2-3위로 결선에 올랐다. 12일 결선 순서는 양학선이 가장 빨랐다. 양학선은 인천에서 0.016점차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건 홍콩 섹와이홍에 이어 4번째로 포디움에 올랐다. 리세광이 5번째, 라디빌로프가 7번째, 아블랴진이 8번째였다.
양학선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직후인 2011년 도쿄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도마의 신'에 등극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체조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따냈다. 2013년 앤트워프세계선수권, 컨디션 난조속에서도 꼿꼿이 몸을 세우며 2연패에 성공했다. 2014년 최악의 컨디션속에서도 도전을 포기하지 않았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놓친 후 눈물을 쏟았다. "2등이 얼마나 씁쓸한지 처음 알았다"고 했다. "금메달을 꼭 되찾아 오겠다"고 약속했다. 성치않은 다리로 또다시 세계선수권 3연패에 도전했지만, 컨디션 난조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 3년간 세계 1등만 하던 양학선이처음으로 패배를 맛봤다. 양학선은 아시안게임 직후 메신저에 '쓰디쓴 보약으로 다가온다. 받아들이자. 2016년 리우올림픽 발구름을 위한 게임이었다'라고 썼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