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문화체육관광부 4대악 합동수사센터 설립 이후 펜싱 관련 민원만 무려 50~60건이 쏟아졌다. 집행부와 반대파의 골깊은 파벌다툼이 원인이었다. 서로를 헐뜯고 비방하는 투서가 폭주했다. 감사 정국속에 횡령 의혹을 받던 실업팀 감독이 주검으로 발견됐다. 감독의 빈소에서 펜싱인들은 울분과 아쉬움의 눈물을 쏟아냈다. 개혁의 방향성에 대한 갑론을박도 계속됐다. '세계2강' 대한민국 펜싱, 최대의 위기였다.
손 회장은 서 감독의 죽음을 애도하며, 이러한 죽음이 헛되이 되지 않기 위해 뼈를 깎는 협회 스스로의 자정노력과 자구책이 뒤따라야 함을 강조했다. 첫 단추는 소통이다. 부회장단과 제도권외 원로들로 구성된 협의체를 만들어 기존 제도권 외 인사들과의 만남을 정례화한다.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펜싱계 전반의 여론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예정이다. 오랫동안 펜싱계를 양분시켜온 파벌간 갈등을 타파하고, 다양한 펜싱인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펜싱협회 스스로 '4대악 척결을 위한 자정위원회'를 설치하고, 펜싱인들의 의견을 수렴한 '자정결의'도 채택하기로 했다.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해온 스포츠 4대악 척결 의지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이다.
가장 중요한 대표팀 경쟁력 제고 방안도 마련했다. 인천아시안게임 및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앞두고 '세계 2강' 펜싱코리아의 경쟁력을 유지,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국가대표 경기력 강화를 위한 '경기력강화위원회'의 인적 구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전문성과 선발의 객관성을 제고하기 위해 현행 4명인 강회위원회 인원을 7~8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비온 뒤 땅이 굳듯, 지지않는 한국 펜싱이 아픔을 딛고, 굳건한 새 길을 모색하고 있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