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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인 기성용(24·스완지시티)과 구자철(24·아우크스부르크)은 동행하지 못했다. '삼총사' 중 홀로 승선했다.
자칫 미운털이 박힐 수 있었다. 최강희호에서 그는 'Mr. 쓴소리'로 통했다. 3월 26일 카타르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2대1 승)을 전후로 이청용은 솔직해도 너무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경기를 앞두고는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전부터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이전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내가 부상을 하기 전 대표팀은 활발하고 밝은 분위기였다. 우즈벡전을 앞두고 합류해서는 '팀에 대화가 부족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카타르전 후에는 "우리의 색깔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시각에 따라 '독설'로 볼 수도 있었다. 그는 "그냥 내 생각을 솔직하게 말씀드린 것 뿐이다. 선수들도 부족한 부분을 잘 알고 있다. 대표팀이 좋은 방향으로 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하는 말"이라며 웃었다.
최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이청용은 그라운드에서 그 믿음에 화답했다. 레바논전 붙박이 오른쪽 날개라는 점에 의문부호가 붙지 않는다. 최 감독은 '박지성-이영표급'으로 분류했다. "예전 감독들이 박지성과 이영표를 베스트11에 일단 써놓고 그쪽에 대해 고민을 안 하지 않았느냐. 지금 청용이가 딱 그렇다. 이런 선수 4~5명만 있으면 고민이 없다. 대표팀은 큰 선수들이 많아야 한다." 흠잡을 데가 없단다. 감독이 낚시나 가고 그래도 알아서 잘할 선수라고 치켜세운다. 부상 트라우마를 완벽하게 털어냈다며 칭찬에 침이 마른다.
이청용은 레바논 원정의 필드플레이어 중 유일하게 2010년 남아공월드컵 전 경기에서 선발 출격했다. A매치 경험으로는 어느덧 고참 반열에 들어섰다. 그는 축구 밖에 모른다. 눈을 돌리지 않는 몇 안되는 선수다. 레바논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최 감독도 200%의 신뢰를 보내고 있다.
"우리로서는 크게 급할 게 없다. 급한 쪽은 우리가 아니라 레바논이다. 해결사가 되기보다는 팀의 일원으로서 잘 뭉쳐서 이번 경기만큼은 팬이나 선수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경기가 됐으면 좋겠다."
부상 시련이 그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청용의 그 날이 임박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